[미래사례] 의료기기를 '먹고', 꾸고 싶은 꿈을 '입력'하는 ‘인간산업’
인간의 몸이 ‘산업의 장’ 되는 시대 도래…“비즈니스의 기본을 '사랑'에 바탕 둔 '영혼있는' 경영 해 나가야”
미래사례 : "미래 산업에 각광받고 있는 경영 사례들을 함께 탐구하고 예측해 봅니다." |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교 의공학과 베팅거 교수는 지난 2015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는 비전을 논문으로 제시했다. 예를들면 소화 기관에 들어간 스마트 디바이스들이 몸 속의 이온들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지는 전류로 충전이 돼 우리 몸속의 물과 세포 안에 존재하는 ‘미네랄’이나 피부나 눈의 ‘색소’가 생물전자기기(bioelectronics)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먹는 디바이스’들은 우리 몸의 액체들이 미네랄 이온들로 구성되는 ‘전해질’이라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인간의 몸은 전기가 흐를 수 있는 ‘전도체’이며, 피부를 통해, 혈액을 통해 전류를 송수신하고 충전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이것을 ‘인체매질통신’이라고도 부른다. 베팅거 교수는 “먹는 의료 기기들과 3D 프린터로 찍은 약들은 최근 환자들에게 푸른 희망(green light)을 주고 있다”며 “스마트 약이 탑재된 먹는 스마트 기기들이 5~10년 안에 환자들에게 테스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최고의 미래학자로 불리는 차원용 박사(아스팩기술경영연구소 대표)는 “고령화와 기대수명 연장이라는 미래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120~150세의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 몸속의 미네랄 이온들을 배터리로 이용하는 스마트 약이 탑재된 먹는 의료기기들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기술발달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그간 기술적인 제한 때문에 갈 수 없었는 ‘불모지’가 개척되고 있다. 인간의 ‘몸’도 더이상 예외가 아니다.
‘드림머신’으로 ‘원하는 꿈’까지 꿀 수 있는 시대…“상상이 현실로 나타나는 시간 매우 짧게 변하고 있어”
“영화 스타와 데이트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를 원하십니까? 꿈속에서라도 로또 1등에 당첨되기를 원하십니까? 악몽을 제거할 수 있는 35인치 크기의 이 ‘드림 머신’은 정말 원하는 꿈을 꾸게 해 드립니다.”
일본의 장난감 제조업체인 ‘타카라’는 지난 2004년 ‘달콤한 꿈을 꾸게 해주는 기계(Sweet Dreams Made by Machine)’라는 ‘유메미 코보’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드림 머신’에는 음성기록·빛·그림 프레임·향기 분배기·저장된 백그라운드 음악 선택하기·두 개의 스피커와 시계가 장착돼 있다. 이들을 잘 조합해 원하는 향기, 음악, 빛을 조절하여 잠자는 동안 오감을 작동시켜 원하는 꿈을 본인이 디자인하게 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우선 사진이나 원하는 꿈의 이미지를 유메미 코보에 부착시킨다. 그 다음 원하는 꿈의 이미지에 집중하면 되는데, 즉 원하는 꿈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그 환상적인 꿈을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를 녹음하는 것이다. 그 다음 원하는 향기를 향기 분배기에 넣고 원하는 음악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타카라의 수석마케팅담당 하르우드씨는 “잠자기 전에 그저 몇분 동안 앉아 작업만 하면 됩니다”라고 전했다.
차원용 박사는 “현대 사회의 상상이 현실로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은 매우 짧게 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상상이 필요로 하는 요소 기술의 발전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면 ‘그래핀 기술’이 발전하면서 ‘휘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일부 영역에서는 사용되면서 기술적·사회적·경제적인 준비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시계처럼 손목이나 팔에 감는 디스플레이’·‘아주 작은 부피로 돌돌 말아서 휴대하는 디스플레이’·‘식당의 메뉴판으로 접을 수도 있는 디스플레이’ 등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
이윤추구로만 접근해서는 인간사회에 큰 폐해 초래…“고객·직원·이웃 사랑하는 ‘영혼있는’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 하게 될 것”
이처럼 인간의 몸 자체가 산업의 기반이 되는 ‘인간산업’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윤리적인 위험성 등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기업 경영자들이 단순히 이윤추구를 위해서만 이런 분야들을 접근했다가는 인간의 신체에 큰 피해를 줄 뿐 아니라 도덕성 없는 ‘나쁜 기업’으로 인식 돼 상업성에도 실패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의 저자 게리 해멀은 “사랑이 결국 시장에서도 승리한다”며 “고객과 직원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랑받는 기업’은 직원·고객·파트너 중 누가 먼저인가에 대한 ‘제로섬’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위해 함께 달려가며 ‘상호이익’을 보게 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비즈니스에 크게 어울리지는 않지만, 인간을 본질적으로 존엄하게 여기며 사랑받기 원하는 마음을 충족시켜 주는 기업이 ‘인간산업’시대의 좋은 경영을 하는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리 해멀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회사가 존재함으로써 세상이 더 살기 좋아졌다 하는가”에 대한 답을 사랑받는 기업의 제1 조건으로 제시했다.
결국 ‘사랑 받는 기업’에는 ‘영혼이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비물질적인 태도와 도덕적인 가치를 옹호하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진지하게 만드는 기업이 영혼이 있는 기업들이다. 제품과 서비스는 기업 영혼의 부산물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 제품을 사용할 때 그 느낌을 생각해 보면, 나이키는 혁신과 열정, 뉴발란스는 감성과 관계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이 기업의 영혼이다.
미국에서는 월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마을의 상권을 침해하는 대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싼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홀푸드 마켓’은 가격이 낮지는 않지만 고객 체험과 감성을 중요하게 여겨 공급업체들이 입점을 원하는 매장이 됐다. 직원들의 헌신적인 서비스와 고객 만족을 강조하는 ‘영혼을 가진 기업’으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가인지(가치·인재·지식)경영 전문가인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는 “우리는 목적 중심의 조직·비즈니스가 아니라 사랑 중심의 조직·비즈니스가 되어야 한다”며 “기업과 비즈니스 세계에 사랑이 넘치고 그 물결이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게 하는 것이 경영자가 할 일”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김경민 대표는 “물질적인 가치가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삶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