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나]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올라라”, ‘초격차’

“비교 불가한 절대적 기술 우위와 끊임없는 혁신, 그에 걸맞도록 구성원들의 격을 높이는 것이 바로 '초격차'다”

2019-03-14     곽성규 기자
[책만나] "바쁜 경영자들이 시간을 아껴 매일 짧은 기사를 통해 쉽게 책을 만날수 있도록 돕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초격차’라고 하면 으레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것’, ‘승자 독식’ 또는 ‘1등이 혼자 다 가져가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혼자서 다 가져간다는 것도, 혼자만 살아남는다는 것도 모두 잘못된 해석입니다. 그런 방향은 올바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어리석은 일입니다. 만약 한 기업이 한 제품군을 독점한다면 시장의 생물학적 순기능을 잃게 될 뿐 아니라 그 기업의 발전과 변신도 멈추게 될 것입니다.”

 

세계 일류기업인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으로 삼성전자의 회장 자리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인 권오현씨는 자신이 쓴 2018년 경제경영분야 베스트셀러 ‘초격차-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격’을 통해 “초격차는 단순히 시장에서의 상대적 순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비교 불가한 절대적 기술 우위와 끊임없는 혁신, 그에 걸맞도록 구성원들의 격을 높이는 것. 그래서 “기술은 물론 조직, 시스템, 공정, 인재 배치,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格, level)’을 높이는 것”이 초격차의 진정한 의미“라고 설명한다.

 

저자 권오현 회장은 기존의 조직 체계와 업무 방식은 물론 삼성의 기업 문화 전반을 과감하게 혁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그가 삼성에 연구개발직으로 입사해 영업 부서, 적자 사업 부서 등을 책임지며 전방위적 경험과 실력을 쌓아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리더, 조직, 전략, 인재라는 4가지 주제가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실체로서 피부에 와 닿는다. 이 책은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비유적으로 쓴, 실제 경험을 담은 생생한 경영 현장의 기록이다.

 

리더 물러나고 조직 어려워지면 그 리더쉽은 ‘실패’…개발·제조·마케팅 대화 채널 여는 ‘사일로 협력’ 등 효과적

 

“최악의 리더들의 특징은 한결같습니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 모든 좋은 것을 실컷 다 누립니다. 많은 보수를 받았을 것이고 남들이 우러러보는 사회적 위상을 내심 즐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물러나고 난 다음 회사나 조직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가장 심각한 실패를 초래한 것입니다. 있는 동안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조직을 생존시키고 조금이나마 성장을 시켰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미래의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을 막아버렸다면 그는 최악의 리더가 된 셈입니다.”

책은 초격차로 향하는 4가지 핵심 키워드를 ‘리더’, ‘조직’, ‘전략’, ‘인재’로 설명한다. ‘리더’키워드에서 저자는 현재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미래에 조직을 관리하고 성과 창출의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에게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그는 “회사가 원하는 것은 실력을 늘리라는 것이지 일하는 시간을 늘리라는 것이 아니다”와 같은 조언을 하고 있다.

 

“전격적으로 교차 배치를 하다 보면 또 다른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납니다. 자신이 언제 어느 사일로로 배치될지 모르기 때문에 사일로들끼리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합니다. 개발, 제조, 마케팅이 서로 대화의 채널을 열게 되는 것이지요. 미리미리 다른 사일로와 협력을 하게 합니다. 안타깝지만 자발적으로는 이런 채널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 제가 관찰한 사람들의 행동 양식이었습니다.”

 

‘조직’ 키워드에서 책은 조직도를 처음부터 새로 그리는 것, 부서의 명칭을 짓는 세세한 노하우, 인재 배치 등 실무적으로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은 내용들을 설명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부서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교차 인사 발령을 냈던 저자의 실제 경험담인 ‘사일로 파괴’를 소개하며 “중소기업처럼 제한된 인력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이런 방식으로 운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조금의 여유가 있다면 몇몇 부서만이라도 시범적으로 운영해보길 권한다”고 조언한다.

 

혁신이 방향일 때는 반드시 사람을 교체해야…‘패스트 무버’ 되려면 직원들 주도적으로 성장시켜야

 

“혁신을 원한다면 이것을 늘 기억하십시오. 혁신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기존의 이해 당사자들(stakeholder)이 그 변화의 방향에 대해 모두 저항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혁신으로의 방향 전환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혁신으로 방향을 정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사람을 교체시켜야 합니다. 기존의 인력을 교육해서 혁신의 방향으로 내부 분위기를 전환시킨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전략’ 키워드에서 책은 초격차 전략의 실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 상황과 형태에서 ‘개선이냐 혁신이냐’, ‘선택과 집중’, ‘신규 사업 또는 적자 상황에서의 전략’ 등을 상황에 제시하고 있다. 특히 혁신 부분에서 저자는 “혁신을 위해서 인적 자원의 물갈이가 불가피할 경우, 예상과 기대를 초월하는 특별한 보상을 해주어 기존 사람들이 불평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며 “이것도 혁신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작금의 문제는 많은 리더가 직원들을 단순한 베이비시터로 대하고 그렇게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성장해서 그들 자신의 아이를 낳아 키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아이를 임시로 맡아서 키우게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베이비시터도 자신에게 맡겨진 아이를 잘 돌보려고 노력하지만 부모처럼 그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고, 맡은 아이의 인격 도야를 위해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를 돌보아야 하는 책임을 맡은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인재’ 키워드에서 책은 미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 및 양성, 더 나아가 그들 각자가 스스로 성장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기업의 손익이 아니라 생존 자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부하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리더들은 자신이 모든 것을 지시하고 감독하고 보고받으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다른 회사를 따라잡기 위해서 일하던 ‘패스트 팔로워’ 시대에 어느 정도 통했던 리더십 이지만 ‘퍼스트 무버’로 전환시키기 원한다면 권한 위임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초일류 기업인 삼성의 초격차 전략의 실체가 무엇인지, 삼성을 세계 1위로 만든리더십에는 어떤 비결이 숨겨져 있었는지를 궁금해 한다. 책 ‘초격차-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격’을 통해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뿐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고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 발휘한 리더십과 노하우를 벤치마킹 해 우리회사 기업경영에도 적용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