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으로 강해지는 조직 경영의 비결은 결국 ‘사랑’이다, ‘티치 포 코리아’
‘교육’이라는 ‘사명’이 이끄는 조직 ‘TFK·TFA’…“강력한 목적·스피릿, 추진력·협동심 발휘 돼”
“아이들을 마주하고 함께하는 순간 없던 힘을 주시고 부족하지만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샘솟게 하시고 긍휼함으로 대할 수 있게 하심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배울 점 또한 많았기에 하나 하나 더 알아가고 제 작은 재정과 시간과 헌신으로 아이들의 삶에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보고, 아직 보이지 않는 열매를 위해 씨를 뿌리고 물을 줄 때 진정한 행복과 감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년째 ‘티치포코리아’(TFK)에서 교사로 활동중인 K대학교 3학년 강모 학생(22)은 TFK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무엇보다 TFK의 ‘언젠가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이 사랑이 넘치는 훌륭한 교육을 받게 될 것입니다’라는 슬로건에 저의 교육적, 신앙적 가치관을 담을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단법인 ‘티치포코리아’(이하 TFK)는 교육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평등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고등학생들에게 무료로 입시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단체로, 현재 성북학교·서대문학교·관악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구청과 협의를 통해 계속 학교를 세워 나가고 있다. TFK는 지난 2010년 국내에 최초 설립 돼, 현재 일반 멘토링과 달리 직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원식 강의를 통해 수업과 자습지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 대학총장이 이사장을 맡고 전 금융그룹 회장 등이 이사진을 맡고 있는 ‘초화화 캐스팅’의 TFK의 임원진을 비롯한 모든 교사들은 ‘순수 무보수 봉사직’이다.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인 TFK를 이끌어 가는 것은 결국 구성원들의 교육에 대한 ‘사명’이다. 경영 컨설팅 전문가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는 “사명을 함께 하는 조직은 강력한 목적과 스피릿으로 함께 한다”며 “이를 통해 추진력과 협동심이 발휘된다”고 분석한다.
2년간 교육 곤란지역 봉사하는 ‘TFA’가 구글·애플 제치고 대학 취업랭킹 1위…사명감 가진 인재들 대우하는 풍토 조성돼야
국내 TFK의 창립자는 원래 미국 유학 중 ‘티치포아메리카(TFA)’라는 단체를 보고 벤치마킹해 TFK를 만들었다고 한다. TFA는 미국 뉴욕주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 교육 봉사 단체로, 미국 대학의 졸업생들이 교원 면허 없이도 2년간 미국 각지의 교육 곤란 지역에 배치돼 학생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TFA는 지난 2007년 미국 대학생들 선호도 직장 10위에 랭크됐고, 지난 2010년에는 미국 전체 인문계 대학생 대상 취업지원 랭킹에서 구글과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경영 조직’이다.
무엇이 이같은 비영리조직을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제치고 미국유명 대학생들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만든 것일까. 비결은 결국 다른 사람을 향한 공헌과 가치에 몰입하게 만드는 인간 본연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이라는 ‘사명’이 TFA라는 조직 구성원들을 세계 일류 대기업의 높은 연봉과 명예 대신,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TFA의 CEO 웬디콥은 그녀의 대학졸업 논문에서 ‘우수한 대학 졸업생을 선발해 2년간 저소득층지역의 학교로 파견하는 프로그램’을 다뤘다. 그리고 이 논문을 바탕으로 지난 1990년 TFA를 창립했다. 웬디콥은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다양한 배경과 재능을 가진 졸업생들을 엄격하게 선발하고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TFA는 설립첫해 4000명의 지원자가 모여들어 500명을 선발한 뒤 실제로 빈민가에 파견했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 TFA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 미국 대학 졸업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진로 중 하나가 된 TFA의 성공요인은 ‘교육기부를 통한 교육 불평등 해소’라는 ‘사명’에 동의한 구성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지원하고, 헌신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 사회에서 이런 사명감을 가진 인재들을 대우하는 풍토가 조성된 것도 큰 요인 중 하나다. 미국내 우수 대기업들은 직원 채용시 TFA 출신을 우대하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변화됐다.
TFA 국내 관계자는 “열정 있는 미국 대학생들의 작은 헌신은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었고, TFA는 미국 공교육의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대표적인 단체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7년 기준 TFA를 거쳐간 교사는 1만2천여명, 이들이 가르친 학생수는 무려 250만명이 넘는다.
“TFK 활동 통해 리더로서 낮은 자리에서 섬기고, 항상 귀 기울여주고, 먼저 행하는 것을 배우며 성장했습니다”
“교감, 행정지원 팀장, 그리고 지금 교장 역할을 맡으며 책임감을 갖고 난생 처음 이사회의 진행을 돕고, 전체 워크샵을 기획·진행하고, 학생 및 교사 면접 등을 맡으면서 사람들과 더불어 일을 해 나가는 과정을 배우고 있습니다. 리더로서 낮은 자리에서 섬기고, 항상 귀기울여주고, 먼저 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제 특성 중 높은 실행력과 형식을 파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느꼈습니다.”
K대학교 3학년 강모 학생(22)은 지난 2년간 TFK활동을 통해 스스로가 리더로써 성장했다며 “주어진 자리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내 장단점을 발견하고 적용과 개선, 그리고 무엇보다도 협력을 통해 사람들의 헌신으로 소외계층 아이들을 향한 공감을 넘어선 실천이 이루어지는 곳이기에 더 감사히 활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TFA와 TFA처럼 사명을 함께 하는 조직을 만들수 있다면, 그것은 리더십의 상위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TED강의로 유명한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 사이먼 사이넥은 “미 해병대의 식사 모습에서 사병들이 먼저 식사하고 나중에 장교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을 당연한 문화로 받아들이는 군대조직의 리더십에서 배울 점이 있다”며 “바로 ‘국가의 부름’이라는 숭고한 가치에 동의한 조직이 군대조직이므로 그런 강력한 리더십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군대처럼 거대한 조직이 특별한 가치관 교육 없이도 상명하복이 가능한 이유는 군인들 모두가 국가에 충성한다는 사명감 하나 때문이라고 볼수 있다.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는 “사명감이 나를 이끌고 있다면 하루하루가 숭고한 가치를 향해 공헌한다는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라고 전했다.
예수처럼 ‘사명’의 근원은 결국 ‘사랑’…“기업경영도 고객 사랑하다 보면 사명이 완수된다”
그렇다면 사명감이 조직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전부일까. 사명감을 이끄는 그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의문에 대한 근본적인 답은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찾을 수 있다. 역사상 그리스도보다 사명이 더 중요한 삶을 산 사람은 없다. 그런데 33년을 오롯이 ‘인류구원’ 이라는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살다간 예수의 마지막 순간에 하신 성경 말씀들을 읽어보면 이것은 사명감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말씀이 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나이다’(눅23:34). 이 성경구절의 배경은 로마 병정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고 그 겉옷은 나누고 속옷은 제비를 뽑아 가져가는 장면이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용서해달라고 기도했다. 이것은 과연 ‘사명’일까 ‘사랑’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요한복음의 또 다른 성경구절을 보자.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요19:26-27). 이 말씀 또한 절체절명의 사명 완수의 시간에 사사로이 육신의 어머니인 마리아를 제자 요한에게 부탁하는 내용이다. 그렇다 예수의 사명을 이끈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예수의 삶은 사명감에 의한 삶이 아니라 사랑의 삶이었다. 그는 제자를 사랑하셨고 무리를 사랑하셨으며 세상을 사랑하셨기 때문에 끝까지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다.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는 “회사를 구성하는 직원들이 ‘사랑’으로 일하기를 원한다면 경영자가 먼저 동일하게 직원을 사랑으로 섬겨야 한다”며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한 절체절명의 사명을 갖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도 그 일을 사명으로 감당하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다 보니 결국 사명이 완수된 것이다. 우리의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고객을 사랑하다 보면 사명이 완수된다. 우리 모두가 그런 축복을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