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칼럼] 마켓컬리의 미래가 ‘수직농장’에 있는 이유? ‘비즈니스 후방통합’ 전략을 구사하라!

언더백 기업들은 유통의 후방통합으로써 제조업의 대안, 혹은 제조업이 유통과 어떻게 손잡고 콘텐츠 확장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

2019-10-24     김경민 기자

 

11시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도착합니다"

 

마켓컬리 웹 사이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구다. 2015년에 시작한 O2O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는 일명 새벽배송으로 70여가지의 깐깐한 기준을 바탕으로 식품을 엄선해서 새벽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시작됐다.

 

창업 2년만에 매출 452억원을 돌파했고, 작년에는 1600억을 넘었다. 마켓컬리 스스로가 밝히는 그들의 핵심역량은 전문MD’.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전국 산지로 각 담당 MD를 직접 보내 식재료를 발굴하고 100% 직매입으로 중간 유통망을 없애 식품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김 대표는 일주일에 한번씩 회사 내 상품위원회를 통해 모든 담당 MD들과 모든 상품을 직접 면밀히 살펴본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통상 10개의 후보 중 단 1개 정도만 통과시킨다고 한다.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의 단계, 즉 시간비용노력 등을 줄여주는 유통은 현 시대 많은 고객가치를 창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해 10조원을 콘텐츠 제작 강화에만 투자한 넷플릭스유통업체들은 이미 생산쪽으로 제조의 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이미 아마존·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을 포함해 국내에서는 이마트, 롯데마트, 배달의 민족, 야놀자, 쿠팡, 마켓컬리 등등 스타트업들까지도 이처럼 유통단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자원들을 줄여주는 서비스들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유통업체들은 사실 유통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콘텐츠, 혹은 제품의 생산쪽으로 제조의 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에서 상당한 가입자를 모아가고 있는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작년 한해 동안에만 약 90억달러(한화 약 105000억원)의 어마어마한 금액을 콘텐츠 제작 강화에 쏟아 부었다.

넷플릭스의 개별 최다 제작비는 마이클베이의 신작 '식스 언더그라운드'(17천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을 포함해 올해 넷플릭스가 발표한 신작 영화수는 총 82편이 넘는다. 같은기간 경쟁사인 워너브라더스가 28, 디즈니가 10편정도에 그친것에 비하면 독보적인 수치다.

 

야놀자는 지난 9월 부산 토종 호텔 브랜드인 WNH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부산과 경남에서 하운드, 브라운도트, 넘버25 3개의 호텔 브랜드를 가진 회사다. 야놀자는 HN미디어, 헤이, 호텔야자, 호텔얌과 함께 이번에 인수한 WHN 3개 브랜드 등 총 7개의 호텔브랜드를 직접 후방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제조유통’, 이 두 파워중 어느쪽이 더 강한가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많이 있지만 이미 기존 유통사들이 미래시장 염두해 자신들만의 강력한 콘텐츠나제조역량을 키우고 있는 현상들은 여러 기사들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전통적 경영학에서도 이런 현상들에 대해 '비즈니스 후방통합'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일반 농장과 비교해 생산성이 390배에 달하는 수직 농장의 출현우리 기업은 비즈니스 후방통합으로 어떤 대안을 만들 것인가

 

다시 마켓컬리로 돌아와 보자. 현재 대박을 내고 있는 마켓컬리도 결국 제조와 생산이라는 과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전반적인 삶의 질이 계속 높아지면서 고객들은 더 건강하고 신선한 제품을 원하고 있다. 현재 마켓컬리가 구현하고 있는 짧은 리드타임도 언젠가는 고객의 불만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70여가지 깐깐한 기준을 바탕으로 엄선한 식품의 신선도에 대해서도 앞으로 충분히 불만요소가 나올 수 있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에 소개된 바 있는 미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마켓으로 불리는 홀푸드마켓의 경우 이미 마켓의 일부에서 옥상 수경재배를 시작함으로써 비즈니스 후방통합을 구현해 내기 시작했다.

 

믿을 수 있는 로컬푸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갓 재배한 식품을 10분안에 제공한다는 '에어로팜스'의 경우 미국 뉴저지 주에 세계 최대의 도심형 수직농장인 버티컬 팜을 만들었다. 넓은 땅에서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빌딩형태의 농장에서 재배하는 형태다.

 

이같은 수직농업의 생산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에어로팜스의 대표이사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채소류를 토양에서 기르는데는 평균 45일이 걸리지만 우리는 15일 정도면 된다물은 95%정도 더 적게 사용하고, 비료도 절반 정도만 사용된다. 일반 농장과 비교해서 동일 면적당 생산성이 무려 390배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깨끗하고 신선한 채소를 소비자 맞춤형으로 생산해 낼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처럼 수직농장이 신선한 로컬푸드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대안이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결국 마켓컬리도 유통을 잘 해내지만 비즈니스의 후방통합인 제조영역, 즉 식재료에 있어서 제조영역에 대한 대안으로 '수직농장'을 대안으로 삼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 뿐 아니라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미래 농업에 관심을 가진 많은 기업들은 수직농장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마켓컬리가 시작을 안 하더라도 다른 유통기업들을 통해 우리 식탁에 수직농장이 재배한 매우 생산성 높은 식재료들이 올라올 날이 멀지 않았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 언더백(Under-100) 기업들은 두가지 관점에서 고민하면 좋겠다. 첫 번째는 유통의 후방통합으로써의 제조업에 대한 대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이다. 두번째는 회사가 제조업이라면 유통과 어떻게 손을 잡고 우리 컨텐츠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인가의 관점이다. 마켓컬리가 유통을 장악한 후 제조의 대안으로 버티컬 팜을 생각한다면, 우리 기업은 비즈니스 후방통합으로 어떤 콘텐츠의 생산 대안을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자.
 

 

필진 :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 / (사)바른경영실천연합 이사장

전) CBMC 중앙회 사무국 / 지도교수
전) 이랜드 그룹 경영자 연합회 사무국장
전) 이랜드 그룹 지식 경영 관리자


저서
가인지경영 <2018, 가인지북스>
성공의 숨겨진 비밀, 피드백 <2012, 뷰티풀휴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