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추세대‧후렌드·선취력·판플레이·클라우드소비?…2020년, MZ세대 라이프스타일이 온다!
[책만나: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가장 강력한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밀레니얼-Z세대…이제 어디에 소속되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가 ‘업’의 기준이다
기존의 조직문화, 라이프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지향점을 지닌 ‘90년생’. 이들이 사회로 진출하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소비자층으로 부상하면서 마케팅,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세대 분석에 대한 니즈가 급상승했다. 이런 흐름은 2020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디어와 마케팅은 요즘 세대의 새로운 현상들을 부각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소비를 불러일으키려 한다. 하지만 그런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명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전략을 수립할 수 없다. 연속적인 흐름 속에서 현상을 인식하고 의미를 찾아야 인구수나 구매력 같은 숫자가 아니라, 숨을 쉬고 감정을 지닌 진정한 인간 자체를 파악할 수 있다.
2011년부터 20대만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국내 유일의 20대 연구기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10월 펴낸 책,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은 이런 점에 착안해 먼저 각 세대의 탄생과 변화에 주목하며 밀레니얼과 Z세대의 시작과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트렌드 연구를 통해 이같은 ‘마이크로 트렌드’가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주류 트렌드로 진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년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책에서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반응하고 떠들기 시작하는 것들은 결국 연령과 세대를 초월하여 대부분의 사람이 궁금해하고 즐기는 것으로 확산된다”고 설명한다.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은 가치관, 관계, 사회 인식, 콘텐츠, 소비를 대표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2020년의 변화상을 예측하고 있다.
다만추세대(다양한 삶을+만나는 것을+추구하는+세대)‧후렌드[Who(누구)+Friend{친구(가 되다)}]‧선취력[先(먼저)·善(착할)+취하는+능력]‧판플레이[판(놀거리의 집합)+Play(놀다)]‧‘클라우드 소비[Cloud(제약 없이 어디서나 연결된)+소비]
“SNS가 인생의 낭비라는 사람도 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SNS를 하지 않는 MZ세대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자신이 게시물을 올리지는 않더라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중 하나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 통로로 사용한다. 특히 MZ세대가 주목하는 콘텐츠는 타인의 ‘일상’이다. 세대, 성별, 직업, 주제는 상관없다. 특별한 일 없이 흘러가는 평범한 일상이어도 괜찮다. 나와 비슷한 모습에는 공감하고, 조금 더 나은 삶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내 주변에서 본 적 없었던 색다른 일상이라면 더 알고 싶어 하며 ‘구독’을 누르고 예능처럼 챙겨보기도 한다.”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는 먼저 MZ세대의 가치관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다만추 세대’를 꼽았다. 다만추 세대는 ‘다양한 삶을+만나는 것을+추구하는+세대’를 나타내는 말로, ‘다양한 삶을 만나며 나의 가능성을 확장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미국 시사주간지〈타임〉은 개인을 중시하는 밀레니얼-Z세대를 ‘더 미미미(The MeMeMe)’ 세대라고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자신만이 아닌 주변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와 포장용기를 지참해야 하는 마켓을 이용하고, 완전히 비건이 될 수 없더라도 1주일 체험이나 대체식품을 활용하기도 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청소부, 약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군에 자신의 삶을 투영해보고 이해를 넓혀간다. 이를 통해 공동체, 세대, 가치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편견과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경계를 없애나가는 것이다. 책은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만 켜면 나와 닮거나 다른, 수없이 많은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오늘의 환경이 MZ세대를 ‘다만추 세대’로 진화하게 했다”고 설명한다.
“영화 〈토이스토리3〉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는가? 주인공 앤디는 자신의 어린 시절 전부와 같았던 장난감들을 이웃집 아이에게 넘겨주고 대학 기숙사로 떠난다. 앤디의 둘도 없는 절친이었던 우디는 손을 흔들며 “잘 가, 파트너(So long, partner)”라고 읊조린다. 세상 슬픈 이 이별 신에서 이들의 찐 우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과연 어떨까? 관태기를 앓던 MZ세대는 더는 인간관계에서 찐 우정을 기대하지 않는다.“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에서 소개하는 ‘후렌드[Who(누구)+Friend {친구(가 되다)}]’ 개념은 나와 모든 것이 통하는 끈끈한 관계도 좋지만, 이런 친구는 찾기도 힘들고 관계를 이어가기도 어렵다는 것을 전제한다. 책은 “진하고 끈끈해야만 친구인가? ‘가끔 만나야 오래 본다’고, 간간이 인스타그램 DM으로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가 더 반가울 때도 있다”며 “인스타그램 DM과 같이 온라인에서의 넓고 얕은 소통에 익숙해진 MZ세대는 관계에 대한 기대가 낮다.”고 분석한다.
MZ세대들은 휘발적인 관계에 만족하고 이 관계가 더는 지속되지 않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또한 온라인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데 거부감이 없으며 온라인에서 처음 만나는 누군가와도 서슴없이 소통한다. 이렇듯 가볍고 휘발되는 관계에도 만족하며 누구나와 친구가 될 수 있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후렌드’라고 표현한다.
“2017년, MZ세대는 자신의 힘으로 사회를 바꾸는 경험을 했다. 이후 이들은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며 소신 태클을 거는 ‘화이트불편러’로서, 그리고 작은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고 일상에서도 소신을 표현하는 ‘소피커’로서 꾸준히 선한 영향력을 미쳐왔다. 이런 MZ세대의 지속적인 소신 표현으로 도덕, 정의, 공정에 대한 사회의 기본값이 높아졌다. 어릴 적 재미있게 봤던 개그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다시 보면, 이젠 불편함을 느낀다. 별생각 없이 보고 넘겼던 기업의 홍보 문구가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차별을 조장하는 댓글을 보면 ‘요즘이 어느 시댄데!’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MZ세대의 단어인 ‘선취력’은 [先(먼저)·善(착할)+취하는+능력]의 조합이다. 2019년 MZ세대는 자신들의 선한 영향력이 바꾼 건강한 사회를 일상 곳곳에서 실감하고 있다. ‘올바름’에 대한 높은 기준을 가진 MZ세대는 불편함에 목소리를 내고, 개인의 일상에서 소소하게 표현해온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며 변화를 만들어간다. 개개인의 참여가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기에 단 1그램이라도 참여하려 노력한다.
대학내일연구소는 이러한 MZ세대에 대해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문제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쳐 솔루션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변화까지 이루어낸다”며 “나의 티끌 같은 참여도 뭉치면 태산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세상을 바꿔나간다”고 설명한다. 높아진 올바름에 대한 기준으로 소신을 표현하고 실질적인 변화까지 이루어가는 MZ세대. ‘선취력’은 먼저 행동해서 선한 변화를 이끄는 능력이다.
“페이스북에서 누군가의 더러운 방 사진을 봤다. 당신이라면 어떤 행동을 하겠는가? 아마도 ‘정말 더럽다’고 생각만 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로 피드를 내릴 것이다. 하지만 MZ세대는 ‘더’ 더러운 내 방 사진을 첨부한 댓글을 게재한다. 2018년에 신뢰하는 사람에게 손을 들어 동감을 표현하던 MZ세대는, 이제 내 손을 맞대어 손뼉을 치며 참여한다. 더러운 방 사진을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내 방 사진을 올리며 한술 더 뜬다. 즉, 단순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직접 참여한다. 그리고 기꺼이 즐길 수 있는 ‘판’이 존재하는 콘텐츠에 반응한다.”
판플레이[판(놀거리의 집합)+Play(놀다)] 개념은 MZ세대의 ‘한술 더뜨기’ 성향으로 인해 콘텐츠에서도 ‘내가 재밌게 놀 수 있는 판이 있다면 기꺼이 즐기겠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판을 찾기만 할까. 아니다. 자발적으로 나서서 판을 만들고 이끌어가기도 한다. 플레이할 판이 크든 작든 개의치 않는다. 그저 ‘재밌으면’ 된다. 그리고 ‘숟가락을 얹을 수 있는 요소만 있으면’ 된다.
대학내일연구소는 “MZ세대는 이미 벌어진 판에 참여하기도 하고, 주도적으로 판을 벌여 플레이하기도 한다”며 “이에 놀거리가 있는 판을 찾거나 놀 수 있는 판을 만드는 MZ세대의 행위를 ‘판플레이’라 칭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용량은 잡아먹지 않되, 언제 어디서나 내가 필요한 만큼 더 많은 용량을 쓰고 싶을 때 사용하는 클라우드. MZ세대는 소비에도 클라우드를 응용한다. 이들은 애초에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없다는 걸 안다. 심지어 소유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필요한 만큼만 선택적으로 소유하고, 나머지는 잠시 저장해둔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면 언제든, 바로 옆에 원하는 효용과 닿아 있기를 원한다. 필요할 때 언제든 클라우드에 저장해둔 것을 꺼내 쓰는 것처럼 말이다.”
‘클라우드 소비[Cloud(제약 없이 어디서나 연결된)+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소비는 더는 다다익선이 아니다. 최적의 만족을 위해 밸런스를 꼼꼼히 따지는 ‘밸런스익선’이다. ‘가심비’와 ‘나심비’를 거치며 이들에게 소비를 통한 정서적 만족감은 당연해졌다. 이제 중요한 건 내게 어떤 만족을 주는지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만족을 주는지다.
이들은 필요한 건 확실히 더하고 아닌 것은 가차 없이 덜어낸다. 내게 남는 ‘잉여’는 공유로 돌리며 궁극의 밸런스를 맞춰간다. 공간, 제품, 서비스뿐 아니라 개인의 능력까지. 그 범위에도 한계가 없다. 소비 밸런스를 통해 궁극의 만족을 완성해가는 MZ세대에게 만족스러운 삶이란 멀리 있지 않다. 먼 미래의 거창한 행복을 꿈꾸며 이를 위해 견뎌내는 하루는 어울리지 않는다. 당장 오늘이 삶이고, 바로 지금이 내가 가장 행복해야 마땅한 순간이다.
대학내일연구소는 “MZ세대에게는 당장 나의 불편을 없애주고 니즈를 채워주는 모든 순간이 삶의 질”이라며 “안 그래도 빡빡하고 어려운 인생, 매 순간이 궁극의 만족으로 가득 차길 바라며 소비 밸런스를 유지하는 MZ세대의 ‘클라우드 소비’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한다.
‘90년생’은 이제 ‘강력한 소비 집단’이자 ‘조직의 주요 구성원’…팬덤 이루고 소비의 판 키우는 이들에게는 더 키워볼만한 놀거리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져
올 한 해 가장 핫한 이슈였던 ‘90년생’은 강력한 소비 집단으로서만이 아니라, 조직의 주요 구성원으로서도 기업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니즈를 반영하여 변화하는 요즘 세대의 워킹 트렌드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일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이 시기에 밀레니얼-Z세대와 오래,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기존 조직문화에 속한 세대와 그들이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해야 한다.
밀레니얼-Z세대는 단순히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하나의 ‘업’으로 존중받으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나를 발전시켜나갈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 이제는 어디에 소속되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가 ‘업’의 기준이 되었다.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는 콘텐츠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로 인해 크게 변화한 미디어 트렌드 또한 보여준다. 기존 콘텐츠 기획에서는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만한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춰줬다면, 스스로 팬덤을 이루고 소비의 판을 키우는 이들에게는 더 키워볼만한 놀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가장 강력한 소비자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과 Z세대. 오늘, 우리 기업들도 이들에 대한 이해를 통해 2020년에 펼쳐질 사회 전반의 변화를 예측하고 함께 대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