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경영] 올 한 해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시나요?
한 해를 평가하고, 내년을 계획하는 시즌이 왔습니다. 올해는 여러분에게 어떤 해로 기억되시나요? 삶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평가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 컬럼을 통해 올바른 평가를 해보는 가을이 되길 바랍니다.
좋은 일 vs. 나쁜 일
우리는 한 해를 돌아보며, 많은 것들을 후회합니다. ‘좀 더 잘 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하며, 부족함 속에서 한 해를 마감합니다. 이런 일들이 한 해 두 해 계속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사업이 쉽지 않았던 해가 한 해도 없었음을 알게 되고, 늘 불안함 속에서 한 해를 보내고 시작하게 됩니다. 올 한 해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마무리해 보도록 합시다. 단순하게 올해 일어났던 사건들을 감정적으로 좋았던 일들과 나빴던 일들로 나누어 생각해 보겠습니다. 생각하기에 한 해가 너무 길다면, 한 예로 지난 일주일의 사건들을 다루어보겠습니다. 지난 한 주의 사건들 중 어떤 감정에 해당하는 사건이 빨리 떠오르나요? 나쁜 일들이 빨리 떠오를 것입니다. 나에게 상처 주었던 사람의 말 한마디, 잘못 세운 계획, 좋지 않았던 날씨, 의견충돌로 인한 갈등 등이지요. 이제, 이것을 모두 종이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장의 A4용지를 반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좋았던 일들과 다른 한쪽에는 나빴던 일들을 생각나는대로 적습니다.
커피 한잔을 하며, 10분 정도 여유를 갖고 정리해보십시오.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있었던 사건들을 떠올리며,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 봅니다.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의 기준이 모호하다면, 감정적으로 0에서 +10까지의 긍정적 사건들은 좋았던 일에 0에서 -10까지의 부정적 사건들은 나빴던 일에 정리해봅니다. 어느 쪽 사건들이 더 많이 눈에 띕니까? 가족과 함께한 시간, 운전하며 편하게 출퇴근했던 시간, 맛있게 먹었던 식사 시간, 즐거웠던 만남의 시간, 하나님의 은혜를 느꼈던 예배 시간 등 일상에서 감정적으로 좋은 일의 영역에 해당되는 사건들이 훨씬 더 많았음을 아주 쉽게 파악하실 것입니다. 2000년에 카르스테센과 그의 연구팀이 하루 중 5회 정도를 무작위로 연구에 참여한 참가자들의 감정 상태를 조사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참가자들은 부정적 감정보다 긍정적 감정을 거의 3배 정도 높게 느꼈다고 합니다. 연구에서 부정적 감정으로 가장 많이 나온 것은 ‘불안함’(anxiety)이며, 긍정적 감정으로는 ‘신남’(excitement)이었습니다. 불안과 신나는 감정 중 어떤 감정이 우리의 기억에 주는 영향력이 강력할까요? 당연히 불안과 관련된 부정적 감정들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좋은 일들을 나쁜 일보다 더 많이, 자주 경험함에도 이런 사실과 무관하게 부정적 사건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긍정적인 감정이 일어나는 사건이 일상에서 많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이 있음을 이야기해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가진 것이 없다고 느낄 때 불안함을 느낍니다. 긍정적 감정을 인식하였다면, 그 사건이 나의 노력을 넘어 외부 대상을 통해 이루어진 것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식, 인정을 일상에서 훈련하는 방법은 그 외부 대상에게 혹은 글로 자주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사건 해석의 틀을 변화시킵니다. 바로 감사(gratitude)의 틀로 보게 되는 것입니다. 감사는 장초점렌즈처럼 삶의 사건들을 멀리에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멀리에서 바라보게 되면,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 나를 둘러싼 환경까지 볼 수 있는 영적 시력을 갖게됩니다. 내가 만드는 제품이 어떤 대상에게 흘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환경을 이롭게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생태계(eco-system)의 관점을 갖게 됩니다.
한 해의 사건을 단순히 매출의 높고 낮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우리의 제품을 통해서 이롭게 된 고객들을 생각해보고, 그 고객들이 느끼는 삶의 변화와 이것이 우리만의 노력이 아닌 수많은 외부 대상에게서 온 것임을 조직원들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우리의 한 해 평가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이것이 감사로 경영하는 기업의 모습입니다. 감사란 좋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과 그 좋은 일이 외부의 대상으로부터 일어난 것임을 인정하는 것(필립 왓킨스)이며, 이는 삶의 사건들을 올바로 재해석하게 하여줍니다. 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아쉬움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자아비판이 아닌 이루어진 일들에 대한 감사가 있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은사와 달란트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세상 속에서 받은 은사와 달란트를 더 큰 감사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나에게 없는 것들에 집중하기보다는 가진 것들에 집중하여 업을 재정의하고, 가진 것들을 감사함으로 오병이어처럼 더 많은 사람과 나눌 기회들이 이 칼럼을 통해 계속되길 바랍니다. 한 해를 다시 한 번 돌아보십시오. 여러분의 한 해는 어떤 한 해였습니까?
글. 한건수 코치 (G.lab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