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영이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모든 운전에는 계기판이 필요하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속도계와 네비게이션, 그리고 도로 표지판을 보아야 한다. 비행기를 운항하는 사람은 고도, 압력, 방향, 속도, 온도계 등 좀 더 복잡한 계기판을 필요로 한다.
경영에도 계기판이 필요하다.
경영자의 계기판은 어떠해야 하는가?
매일 보아야 하는 숫자는 무엇이고, 매 주 혹은 매 월 체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계기판 자체가 경영을 잘 하게 해 주지는 않지만 최소한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 주고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경영자를 만나 ‘지금 경영은 어떻습니까?’라고 질문하면 ‘그저 그렇습니다.’ ‘잘 되고 있습니다.’는 답을 듣게 된다. 하지만 지금 경영이 잘되고 있는지를 무엇으로 알 수 있습니까?’ 질문하면 명확하게 답하는 경영자는 많지 않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질문 하고 싶다.
“지금 경영이 잘 되고 있습니까?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2-3개의 지표로 답하기 어렵다면 가인지 경영의 [경영계기판] 컨셉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영계기판은 “경영자의 계기판”이다. 경영자가 경영을 해 갈 때 조직이 원하는 목표와 전략,그리고 수행하고 있는 집중과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숫자상의 도구이다. 자전거를 운전할 때는 필요 없던 계기판이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3-4개 정도가 생기고, 배나 비행기를 운전할 수준이 되면 보다 많은 계기판을 점검하면서 운행을 해야 한다. 경영자는 조직의 특성이나 규모에 맞는 계기판을 세팅하고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경영계기판을 세팅하는 가장 심플한 방식은 KPI(Key Performance Indicator)계기판이다. KPI는 핵심성과지표로 이해되는데 경영자가 좀 더 전략적인 목표를 관리하는데 적합한 계기판 방식이다. 국내 최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있는 E그룹의 회장은 어느 해 다른 모든 보고에 앞서서 모든 매장의 매장당 매출 성장율 지표를 보고할 것을 본부장에게 지시했다. 각 매장들의 매출이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에서 신규 매장 오픈에 집중한 나머지 매장주들의 매출하락에 대한 요구를 소홀히 여긴 것에 대한 대책이었다. 매 달 동일매장의 매출 성장율 지표를 보고해야 하는 브랜드 책임자들로서는 당연히 신규 매장 오픈 보다는 기존 매장의 매출성장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 결과 브랜드의 상품이 좋아지고 매장주의 만족도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도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탁월한 경영자는 특정 시기에 다른 지표를 무시하고서라도 자신의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핵심성과지표를 정하고 직접 챙기는 방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1위를 달리고 있는 A브랜드 본부장은 후발 브랜드의 신제품출시 전략에 고객이 이탈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많은 경영지표를 점검하는 것 대신에 매일 “신규 메뉴 판매율”을 본인의 핵심성과지표로 삼고 매일 직접 챙겼다. 매일 전국 매장에서 데이터를 취합하고 보고를 받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본부장이 직접 챙기는 ‘신규 메뉴 판매율’은 순식간에 전 매장의 직원들에게 인식되었고 고객들에게 신제품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결국 A브랜드는 후발 경쟁 브랜드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A브랜드장은 많은 지표를 챙기는 대신에 확실한 전략적인 목표를 정하고, 목표와 직결되는 지표를 하나 부잡고 해결될 때까지 집중한 것이다.
KPI 경영계기판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조직의 전략적인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경영자가 직접 챙기는 계기판을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고 있어야 하며, 그들 모두가 전략적인 목표로서 KPI의 현재와 목표 수준을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모두가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 직원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자신의 팀이 개발한 신제품 사업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유명한 3M의 경우 ‘신제품의 판매비율이 전체의 20% 이상이어야 한다’는 확실한 KPI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병원 체인인 메이요 클리닉의 경우 ‘환자 완치율’을 KPI로 관리한 결과 전미에서 가장 사랑 받는 병원이 되었다. 전략적인 방향을 잊지 않고 달려가고 싶다면 전략 실행을 확인할 KPI를 정하고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당신이 설렁탕집 주인이라고 한다면 이런 지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 설렁탕 전문점 KPI(예시)
지표명 | 측정방법 | 현재 | 목표 |
매출이익률 | 자제와 원가비용/매출 | 50% | 60% |
식당회전율 | 일일 방문객수/좌석수 | 3회전 | 4회전 |
재방문율 | 한 달 이 내에 재방문 횟수 (회원카드로 할인) |
20% | 40% |
계기판을 세팅하는 두 번째 방법은 로직모델을 사용하는 것이다.
로직모델은 활동의 투입(Input), 활동(Activity), 산출(Output), 결과(Outcome)의 단계로 나누어 관리하는 성과지표 관리방법이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명제에서 로직모델은 가장 효과적인 측정 모델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금연 클리닉을 통해 흡연관련 질병을 감소한다’는 전략적인 목표를 수립했다면 이 경영자는 최소한 4가지의 영역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로직모델 사례
1) 투입(얼마나 자원이 투입되고 있는가?): 금연 클리닉 시행 예산, 투입 인력, 사용 시간, 기타 필요 자원들
2) 활동(실행이 잘 되고 있는가?): 금연 클리닉 개설 자치구, 참여자 수, 수료 인원 등
3) 산출(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는?): 금연 클리닉 참가자의 인식 변화 점수, 금연 클리닉만족도, 추천율, 금연 성공율 등
4) 결과(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을 얻고 있는가?): 흡연 관련 질병 발병율, 흡연 관련 질병 의료비, 국민적 금연 인식 등
금연 클리닉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데 후임으로 그 일을 새롭게 맡게 되었다면 위의 4가지 영역에서 하나 이상의 지표에 집중한다면 그 경영자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로직 모델의 기본 취지는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이 결과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을 얻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느냐를점검하는 것이므로, 결과지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전략적인 목표가 세워졌다면 활동을 통해서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다. 경영자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다면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이 어떤 투입과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고, 활동 이 후에 어떤 산출과 결과를 얻을 것인지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직원이 ‘신규 거래처를 만나서 매출을 향상시키겠습니다’라고 말 했다면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그 직원의 효과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투입-활동-산출-결과의 모델에 따라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표를 정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온라인 판매 회사가 오프라인을 진출하여 새로운 매출의 기회를 갖는다는 목표를 가졌다면 역시 투입-활동-산출-결과로 나누어 지표를 정하고 목표 수준을 정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로직모델에 의한 경영계기판
예) 삼겹살 전문점 매장주의 경영계기판
목표: 런치세트 출시를 통해 매출을 상승시킨다.
투입 |
활동 |
산출 |
결과 |
런치세트 원가율 |
런치세트 운영일수 |
점심 시간 회전율 |
월 매출 상승율 |
운영판관비율 |
런치세트 운영시간 |
런치세트 판매액 |
객단가 |
마케팅/홍보비 |
권유 성공율 |
입점 고객수 |
고객 만족도 |
경영자의 책상이나 스마트 폰에는 [계기판]이 있어야 한다. 매일 점검해야 하는 숫자도 있고,매 주, 혹은 월, 분기에 한번 보면 되는 숫자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현재 어떤 속도와 상태로 운항 중인지 아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디까지 왔습니까?
글.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