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고초려(三顧草廬) 초가집을 세 번 찾아간다는 말로 삼국지에서 유래되었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더욱 반가운 것은 최근 집필한 필자의 책을 읽어 보았다는 것이다.
그는 책에 나오는 대목 중에서 ‘재주가 덕을 넘지 못하게 하라’라는 부분에 큰 깨달음이 있었노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은 능력은 뛰어난데 사람들에게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능력 때문에 번번히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는데 이런 자신의 재주가 사람들에게 덕으로 미치지 못했음을 알았다는 것이다.
삼국지에는 삼고초려의 이야기가 나온다. 후한 말기 관우, 장비와 의형제를 맺고 무너져 가는 한나라의 부흥을 위해
애를 쓰던 유비는 기회를 잡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쟁에 패해 유표의 세력에 몸을 맡기는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관우, 장비처럼 훌륭한 장수들과 함께 있는 데도 조조에게 매번 당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유비는 그 이유를 지혜로운 참모가 없음을 깨닫고 유능한 참모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유비는 적군의 계략을 피하려다 길을 잃고 헤매던 중 우연히 스승인 사마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스승에서 부탁을 한다. 유능한 책사를 천구 해 달라는 것이다. 유비의 말에 제갈량(와룡)과 방통(봉추)을 추천해 주었다.
시간이 흘러 유비는 제갈량을 맞으러 장비, 관우와 함께 예물을 싣고 양양에 있는 그의 초가집으로 가게 된다.
하지만 두 번이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만나지 못한 이유는 제갈량이 유비를 만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비는 천하를 얻을 수 있는 인물이 못 된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유비가 올 시간이 되면 밖으로 나가 버린 것이다.
이때 제갈량은 27세, 유비는 47세였다.
주변에서는 이토록 건방진 사람이 없다며 만류했지만 유비는 중요한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 기어코 세 번째 초가집을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제갈량을 만나게 된다.
제갈량은 세 번째 초가집을 찾아준 유비를 맞이하러 버선발로 맞이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제갈량의 마음이 돌아섰을까? 그 이유는 제갈량이 유비에게 한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신이 비천한 신분임을 알면서도 몸을 낮추어 제 초가집을 세 번씩이나 찾아 주어 당시의 상황을 물으셨습니다.
이 일로 저는 감격하여 선제께서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을 허락한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상황에서 재상을 시켜준다든지 재물을 얼마를 준다고 제안을 하지만 유비는 달랐던 것이다. 그것은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글. 이동운 (BH성과관리센터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