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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월급 2배' 주면서 '10만명' 게이머 군대 키우는 중국의 속셈은?
[특파원] '월급 2배' 주면서 '10만명' 게이머 군대 키우는 중국의 속셈은?
  • 마수연 중국 특파원
  • 승인 2019.12.09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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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훈련생' 돼도 평균임금의 2배 파격...中 정부는 보조금 보따리 풀고, 텐센트는 게임업계 집어삼키는 형국 돼
중국 유명 프로게이머의 모습. [출처=상하이저널]

중국이 파격적인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프로게이머 군대를 양성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만 10만명, 훈련소에 들어가기만 해도 평균 임금의 2배를 받는다. 게임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정부의 지원 아래 텐센트 같은 IT(정보기술)기업들은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난 11월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 중심부에서 15km정도 떨어진 오피스 밀집 지역. 이곳에는 중국의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Bilibili)가 운영하는 e스포츠 게임단 합숙소가 있다. 1층은 게임 훈련실과 사무실, 2층은 휴식공간과 식당, 세탁실 등도 있다. 동영상을 생중계하는 스튜디오까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하루 8~10시간씩 게임에 몰두하는 60여 명의 훈련생들은 실력에 따라 '제1기동대' '제2대' '훈련생'으로 분류된다. 먹고 자고 모든 게 무료. 여기에 훈련생만 되어도 월급이 1만위안(약 166만원)에 달해 평균 중국인보다 임금이 2배 더 많다. 실력이 올라가면 월급은 3배까지 격차가 벌어진다.

이 합숙소에서 지내는 소가(19)는 전국대회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된 탁구선수였지만 4년전 프로게이머로 꿈을 바꿨다. 소가가 속한 '리그오브레전드' 참가 팀은 중국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팀이다.

한 때 '마약' 취급까지 받았던 게임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기업들의 지원으로 인기직종으로 떠올랐다. 미국 LA타임스는 "의대와 공대 대신 e스포츠를 택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면서 "중국 지방정부가 뛰어난 학생들 스카웃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올해 상하이 푸둥신구는 정부로부터 50억위안(약 8400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e스포츠 산업 육성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프로게이머들에게 무료 아파트 제공, 학업 기회 제공 등 선물보따리를 풀겠다고도 했다. 하이난성은 10억5000만위안(약 1800억원)에 달하는 e스포츠 육성 펀드도 조성했다. 중국 정부는 항정우성 외곽의 샤청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2015년부터 3조5000억위안(약 586조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데 e스포츠 도시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샤청지구는 이미 지난해 세수의 10% 이상을 e스포츠에서 올리고 있다.

정부의 육성 덕에 지난해 기준 중국의 e스포츠산업은 940억위안(약 15조7000억원)으로 10년새 10배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상반기동안에만 매출이 513억위안으로 1000억위안 돌파가 확실시된다.

중국내 e스포츠 프로게임단만 5000개팀이 넘고,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는 이들만도 10만명에 달한다. 관련 산업 종사자는 총 44만명. 중국은 향후 5년내 200만명의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미 2003년 e스포츠를 체육종목으로 인정했고, 2016년에는 교육부가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인정했다.

이같은 게임산업 성장으로 중국의 IT공룡인 텐센트는 매출의 40%(약 1300억위안, 약 21조6000억원)를 게임에서 올린다. 이미 핀란드의 슈퍼셀을 비롯해 에픽게임즈,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블리자드 지분 등도 보유하고 있다. 닛케이는 텐센트의 시가총액이 토요타자동차의 2배가량, 닌텐도의 8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치열한 선수 모셔오기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스포츠용품업체 톱스포츠는 미국 NBA 프로팀을 본딴 탈의실에 매니저만 100명을 꾸리는 등 e스포츠 게임단에 연간 운영비만 4000만위안(약 67억원)을 쏟아붓는다. 이는 일본 프로축구 3부리그인 J3리그 구단 운영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기사는 중국에 상주한 언론사인 상해에듀뉴스에 실린 것으로, 해당 언론사와 컨텐츠 제휴를 통해 현지 객원 특파원이 작성한 기사를 사례뉴스에 실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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