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매출 창출하는 장수 상품, '빠른 생애사 전략'으로 호응 얻을 수 있어
몇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서 유명한 RtA 라면을 사달라고 했다. 처음 들어보는 라면에 어리둥절했는데 사진을 받아 보니 농심 너구리였다."라는 사연이 올라왔다. 너구리를 즐겨 먹지만 한글을 읽지 못하는 외국인이 부르는 별칭이었다. 한 외국 온라인쇼핑 사이트에서는 농심 너구리를 'RTA Neoguri'로 표기해서 팔고 있을 정도로 외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게 되었다.
'앵그리 RtA' 출시 2주만에 400만 개 판매 기록
농심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화제가 된 별칭으로 너구리 한정판 신제품인 '앵그리 RtA'를 출시했다. 기존에 제품보다 약 3배 더 매워지고, 건더기 스프에는 귀여운 너구리 캐릭터 모양의 어묵을 첨가했다. 출시된 제품은 단 2주 만에 400만 개 이상이 팔리며 신라면과 짜파게티에 이어 매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농심이 '앵그리 RtA'를 통해 보여준 사례는 '빠른 생애사 전략'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1」은 빠른 생애사 전략을 '급변하는 소비자와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으로, 미래를 위해 차근차근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적정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새로움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신선한 자극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Z세대의 짧고 자극적인 소비패턴 저격!
이 빠른 생애사 전략은 Z세대의 특성에 잘 맞는다. 최근 짧은 콘텐츠 플랫폼인 틱톡이 큰 인기를 끌면서, Z세대는 짧고 자극적이며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짧게 소비하고 바로 다른 유행으로 넘어가는 것에 익숙한 소비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파악한 너구리의 전략은 Z세대에게 신선하고 짜릿한 자극이 되어 짧은 시간에 즉각적인 매출을 기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일정한 매출 창출하는 장수 상품, '빠른 생애사 전략'으로 호응 얻을 수 있어
빠른 생애사 전략이 작은 신생 조직에게서 많이 쓰이고 있는데, 오히려 농심과 같은 오래된 회사에서 더욱 필요하다. 국내 대표 라면 메뉴인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매출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장수 상품들 속에서, 앵그리 RtA와 같은 기습적인 신상품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을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