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악어의 고객은 악어쌤·부모 모두. 악어쌤 지켜야 한다면 부모도 퇴출
O2O 플랫폼이지만 기술보다 서비스에 집중해
돌봄 서비스의 주된 목적은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것
26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셜벤처 기업 '째깍악어'(대표 김희정)를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으로 선정했다. 2016년 창업한 째깍악어는 선생님과 아이 돌봄이 필요한 부모님을 연결해 주는 O2O 플랫폼이다. 코로나로 대면이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누적 앱 다운로드 수 30만 건을 달성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 기업이 택한 핵심 경쟁력의 시작은 '깐깐한 검증 시스템'에 있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관계 신뢰성 쌓으려면? '자기소개 동영상'으로 소개
플랫폼으로 째깍악어의 차별점은 악어쌤의 '자기소개 동영상'이다. 지원자는 왜 악어선생님이 되기를 희망했는지, 지금까지 어떤 돌봄이 가능하고 자신 있는지 등을 동영상으로 소개해야 한다. 단순한 사진과 글로 된 자기소개서보다는 동영상으로 선생님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 영상이 면접을 대신하는 효과가 있어 부모님들에게 신뢰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했다.
악어쌤은 째깍악어의 직원! 채용하듯 신중한 검증 거쳐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는 “플랫폼이 ‘일감 연결’에 그쳐선 안 된다. 악어쌤들 사연 듣고 조언하고 해결하는 게 회사의 주요 업무다."며 기업의 방향성을 나타냈다. 째깍악어에 지원하는 교사 지원자는 대부분 대학생, 보육교사, 특기 교사다. 악어선생님이 되려면 8가지 검증 및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검증은 ①개인실명인증, ②아이 돌봄 자격 및 관련 서류 인증, ③인적성 검사, ④교육 이수, ⑤모의 돌봄 면접 진행, ⑥동영상 프로필 촬영, ⑦성 범죄 이력조회, ⑧책임 보증금 납부로 이루어졌다.
검증이 끝났다고 선생님으로 활동할 수 있지 않다. 지원자는 째깍악어에서 지원하는 교육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교육은 ①째깍악어 브랜드 스토리 및 서비스 소개, ②악어선생님 활동방법, ③아이 돌봄에 대한 이해 및 놀이법, ④모의 돌봄 상황 시뮬레이션으로 구성되며,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 중 하나를 선택해 참석하면 된다.

까다로운 절차와 교육 이수까지, 신입사원 채용에 가까운 절차에 오히려 지원자들은 긍정 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는 모든 과정을 완수한 '선택받은' 악어쌤은 22% 밖에 되지 않게 때문이다. 지원자 3만 3,000명 누적 지원자 중 악어선생님으로 검증된 선생님은 3,000명뿐이다.
째깍악어의 고객은 악어쌤·부모 모두. 악어쌤 지켜야 한다면 부모도 퇴출
플랫폼 대상인 선생님만 철저하게 선별하지 않았다. 무례한 부모, 즉 '진상' 부모는 퇴출한다. 김희정 대표는 "우리 회사엔 강제 배정도, 휴업 불이익도 없다. 교사 중엔 방학에 자기 자녀를 돌봐야 하는 이들도 있어서다. 갑질도 참지 않는다. 부모가 무례할 경우, 회사에 얘기하면 바로 조치한다. 교재 영업도 없다."며 악어쌤을 보호하려는 확고한 정신을 보였다. 부모가 앱으로 결제한 비용 중 수수료가 회사의 매출이다. 그럼에도 회사는 부모 회원이 악어쌤에게 막말, 직거래 요구, 아이 앞에서 감시를 하면 고쳐달라 하는 등의 행동이 반복되면 이용을 제한한다.
O2O 플랫폼이지만 기술보다 서비스에 집중해
창업 초기에는 째깍악어가 O2O 플랫폼인 만큼 IT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 돌봄 서비스를 하면 할수록 더 중요한 것은 다른 것이었다. 바로 부모님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선생님을 꼼꼼하게 검증하는 일, 돌봄의 질을 높이는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서비스를 잘 만들고, 설계 및 관리하는가였다. 다행히 창업 전에 리바이스코리아와 매일유업에서 사업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왔던 터라, 이 경험을 토대로 수월하게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었다.
돌봄 서비스의 주된 목적은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것
또, 아이들을 돌보다가 다치거나 기물 파손되는 경우를 고려해 보험을 들어준다. 김 대표는 "100%는 아니라도, 선생님의 시간과 일급은 보장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선생님을 존중하며 플랫폼에서 부모님과 아이, 선생님 모두가 행복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음을 표했다. "서비스 질을 높이니까,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지 않는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면서 "아이가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하고 행복한 가정은 사회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돌봄 교육이 그 중심에 있는 셈"이라고 서비스의 주된 목적을 표했다.

플랫폼 주 이용 고객인 부모와 선생님의 양쪽 진입 장벽을 높였더니 오히려 모두가 만족했다. 부모·교사 회원 10만 명이 등록했고, 써 본 회원의 60%가 다시 찾았다. 째깍악어는 부모님뿐만 아니라 아이를 돌보는 선생님들도 존중한다. 우리가 부모님과 아이, 선생님을 위해 깊이 고민하고 소통하는 방식과 선생님을 배려하는 태도 등이 결국 우리 제품의 서비스 품질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째각악어 이용자 리뷰에서 5살 아이를 둔 부부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식탁에 마주 앉아 치맥을 했다"고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엄마는 "2년 만에 처음으로 식지 않은 저녁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공개해 이용자들의 공감을 샀다고 전했다.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 째깍악어에게 부모들의 감사 리뷰는 돌봄 교사들의 자존감을 높여주었다. 김희정 대표는 "자신이 하는 일이 한 가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상승작용으로 선생님들은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만나러 간다. 좋은 분위기는 아이도 행복하게 한다. 째깍악어는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사업인 셈이다."고 전했다.

기술보다 서비스, 이익보다 사회에 일자리 제공? 소셜 미션은 경력보유여성에 일자리 제공
사회적기업 '째깍악어'의 소셜 미션은 '경력보유여성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은 어린이 체험, 놀이, 배움 공간인 '째깍섬 키즈클래스'를 오픈하며 서울, 인천, 경기 등의 지역에서 돌봄 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째깍섬은 선생님이 상주하기에 양육자가 쉴 수 있고, 아동창의연구소의 커리큘럼을 따라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클래스를 경험할 수 있다. 째깍섬에서 연결된 선생님을 집으로도 부를 수 있다.
온디맨드(On-Demand) 돌봄 서비스로 코로나 이겨내
집에 방문해야 하는 O2O 비즈니스 모델이기에 코로나의 영향을 걱정했지만, 오히려 이용자가 늘었다. 집에서 원격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도움이 필요한 가정이 늘어난 것이다. 김 대표는 "특히 조부모가 아이를 맡아주는 경우, 원격수업 작동을 어려워하는 조부모를 돕기 위해 돌봄 교사를 많이 찾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실제로 원격 수업 보조 패키지를 만들었더니 정기 방문 수요가 늘었고, 가정당 이용 금액이 33% 정도 증가했다"며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사실 어렵지만, 기존에 이용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수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로 부모가 집에 머물게 되자 오히려 수요가 늘었다. 김 대표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있으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돌봄 교사를 더 많이 찾는다"며 "요즘 프리랜서 분들이 째깍악어를 많이 찾는데 부모의 요청사항을 보면, 일하는 동안 아이가 엄마를 찾지 않도록 해달라는 메시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째깍악어는 오프라인 1호 매장을 올해 2월 롯데월드몰 4층에 입점했다. 선생님들이 상주하며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공간으로, 놀이터·갤러리·카페·파티룸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째깍악어는 O2O 플랫폼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오프라인 거점을 만들며 돌봄 서비스의 새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