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된 상품 아닌 '반품된' 상품 데이터 모아 취향 분석해
패션계에 넷플릭스라 불리는 AI 큐레이션 기업 스티치 픽스는 셔츠, 니트, 슬랙스, 신발, 액세서리 등 5가지를 선택해 '픽스'라는 박스에 넣어 배송한다. 마음에 드는 옷은 구매하고, 나머지는 반품한다.

스티치 픽스는 '반품된 데이터'를 통해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세분화된 전략을 펼쳐 재구매율 88%를 달성하고, 배송된 5개의 상품이 모두 구매할 수 있도록 수 만가지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스티치 픽스가 집중한 부분은 '거절받은 상품의 취향'과 머신러닝을 통해 업그레이드 한 '스타일 프로필'에 있다. 머신러닝은 경험을 통해 자동으로 개선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의 연구이다.

100여개의 질문 통해 나도 몰랐던 내 스타일 찾아 '스타일 프로필' 만들어
스티치 픽스에 회원 가입 후 20달러를 결제한다. 처음 설문조사를 통해 키, 몸무게, 취향, 브랜드, 가격 등 100여개의 정보를 입력해 '스타일 프로필'을 만든다. 파트타임 재택근무자인 120여명의 데이터 과학자와 5,100여명의 스타일리스트가 입력된 스타일 프로필을 토대로 코디를 큐레이션한다.

소비자는 픽스에서 마음에 드는 옷만 남기고 나머지는 반품한다. 고객은 상품 하나라도 구매하면 선결제한 20달러를 환불해 주고, 5개 모두 구매 시 20% 할인까지 해준다. 배송과 반품 모두 무료지만 5개 모두 반품 시 20달러는 큐레이션 비용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선택된 상품 아닌 '반품된' 상품 데이터 모아 취향 분석해
스티치 픽스의 성공 핵심은 반품된 상품에 있다. 5개의 상품 중 반품된 상품을 데이터화해 스타일 프로필을 업데이트한다. 기업의 목표는 재구매율을 높이고 고객에게 취향에 맞는 옷을 배송하는 데 있었다.

음식점에서 고객 만족도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담당자는 설거지 파트에 있는 담당자다. 어떤 반찬이 얼만큼 남았고, 남긴 음식의 양을 보며 고객이 거절한 이유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품하는 상품을 데이터로 축적시켜 머신러닝을 한 AI가 고객 한 명 한 명의 취향을 분석해 더 정밀하게 고객 취향을 저격한다. 2016년 83%였던 재구매율은 거듭된 노력으로 2019년 88%까지 올랐다.
스티치 픽스의 '픽스 패키지'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르는 고객들 혹은 결정하는 걸 어려워하는 고객에게 '선택'을 제거했다. 그 결과로 쇼핑할 시간이 없는 직장 여성, 유아를 둔 여성들이 관심을 보였다.

스티치 픽스의 창업자인 카트리나 레이크 역시 창업 계기가 이런 바쁨에 있었다. 경영 대학원을 다니던 그녀는 "바쁜 스케줄 속 옷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막상 시간을 들여 옷을 구입해도, 매장에서 그럴듯했던 게 집에 오니 잘 안 어울려 입지 않게 되는 일이 허다했다."며 창업 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