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역 교회에서 담임 목사로 섬기면서 동시에 회사에서는 사목으로, 신우회에서는 지도목사로 섬기고 있다. 목회자가 회사로 출근하는 이유는 회사를 킹덤 컴퍼니(청지기 기업)로 세워가길 원하는 경영자와 직원들을 돕기 위해서이다. 킹덤 컴퍼니는 회사의 주인이 하나님임을 고백하고 생산, 인사, 재무,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서 성경적인 원칙으로 정직하게 운영하는 회사를 뜻한다. 성경적인 경영 원칙의 핵심은 BH성과관리센터에서 교육하는 ‘가인지 경영 - 가치경영, 인재경영, 지식경영’이라 할 수 있다.

내가 회사를 위하여 섬기는 사목 활동에는 경영자 상담, 직원 개인 상담, 직원 전체 교육, 회사를 위한 기도 등이 있다. 나는 경영자가 아닌 목회자이기에 경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경영자가 하나님 앞에서 또 성경적인 대원칙 안에서 회사를 경영해야 함을 잊지 않도록 돕는다. 직원들에게도 직장인으로서의 마인드나 태도뿐만 아니라 가정과 대인관계 등에서도 성경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도록 전체 강의와 개인 상담으로 돕는다.
상담했던 직원 중 모 회사에서 전산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던 직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 직원은 입사한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때 상담을 받으러 왔다. 키가 크고 훤칠하게 생긴데다 성실한 직원이었다. 그는 신실한 크리스천이었기에 다른 직원들과는 또 다른 관심과 애정이 내 마음 속에서 생겨났다. 상담 도중 그는 나에게 업무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각 부서에서 요청하는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데 그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를 제때 해내지 못할 때면 자괴감, 무능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자존심이 무너지는 느낌까지도 든다고 하였다.

나는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었다. “나는 이 주임이 무능해서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회사 전체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프로세스를 아직 파악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누가 어떤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다른 부서와 직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힘들거에요. 웹사이트 관리나 코딩에만 집중하지 마시고, 다른 부서 업무 현장을 방문해 보세요. 직원들과 소통하고 전체 그림을 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몇 달 후에 그에게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다른 직원들과도 친해졌고 업무의 흐름에 많이 익숙해졌다고 밝게 웃었다.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와 워크샵 그리고 관계 발전을 위하여 나눔을 하는 시간도 참 즐겁다. 한번은 강의실 불을 모두 끄고 테이블 마다 촛불을 하나씩 켜놓았다. 순서를 정해두고 돌아가면서 서로를 향하여 칭찬하는 시간을 가졌다. 칭찬 받는 사람이 촛불을 두 손으로 잡고 있으면, 동료들이 침 튀기며 신나게 칭찬하였다. 칭찬 받는 사람의 얼굴에는 촛불이 붉게 물들고 미소가 피어났다. 어떤 직원은 묵묵히 일하는 자신을 동료 직원들이 몰라준다고 생각했다. 동료들이 입을 열어 칭찬하고 인정해 주었을 때 그의 열심은 보상을 받았다. 말하지 않을 때는 몰랐던 동료들의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촛불이 꺼지고 강의실 형광등이 켜졌을 때, 쑥스러움과 더불어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더욱 커졌다.
글. 강하룡 목사 (전인성장연구소 대표, 예함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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