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여 집사님 한 분이 나에게 자기 남편을 상담해 주십사 부탁을 하였다. 집사님의 남편은 중소기업 규모의 건설회사에서 총무로 많은 일을 감당하고 있었다. 남편은 안정적인 성품에 성실한 일꾼 스타일이어서 회사 안에서도 크게 인정받았다. 하지만 신앙적인 면에서는 남편의 믿음은 견고하지 못하였다. 이전에 다른 교회를 몇 년 다녔지만 결정적으로 하나님 체험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남편의 회사에 대형 사고가 터졌다. 남편이 회사 대표의 허락을 받고 거래 업체와 계약한 내용이 파기가 되었다. 남편의 회사의 잘못으로 거래 업체는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회사 대표는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였고, 손실액이 회사 규모 대비 상당히 컸다. 이 사건 외에 여러 가지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회사가 폐업할 지경이 되었고, 대표는 도피해버렸다.

거래 업체에서는 대표를 찾지 못하자 남편을 물고 늘어졌다. 남편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였다. 비록 법적 책임이 남편에게 없었지만 거래업체에서 남편에게 매일 전화하고 찾아오고 하면서 난리를 쳤다. 남편은 심신이 피곤하고 점점 지쳐갔다. 남편은 집사님의 설득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담 자리로 나오게 되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는 마음 속으로 아버지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내 마음 속에 ‘구덩이, 함정, 억울함’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면서 시편 69편 말씀이 생각났다. “나는 설 곳이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며 깊은 물에 들어가니 큰 물이 내게 넘치나이다. 내가 부르짖음으로 피곤하여 나의 목이 마르며 나의 하나님을 바라서 나의 눈이 쇠하였나이다.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가 나의 머리털보다 많고 부당하게 나의 원수가 되어 나를 끊으려 하는 자가 강하였으니 내가 빼앗지 아니한 것도 물어 주게 되었나이다”(시 69:2-4). 남편은 업무와 관련하여 깊은 수렁에 빠졌다. 감당하기 힘든 큰 물이 그에게 덮쳤다.
말씀을 가만히 읽던 남편은 4절에서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내가 빼앗지 아니한 것도 물어 주게 되었나이다.” 이 말씀이 자기의 처지를 너무나도 잘 설명해 준다고 하면서 흥분하였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억울함을 아신다고 기뻐하였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심과 자기를 도우실 수 있으심이 믿어진다고 하였다. 남편의 반응에 집사님도 너무 기뻐하였다.

시간이 지나고 결국 회사는 폐업을 하게 되었고, 남편은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워졌다. 그리고 몇 개월 정도 공백기를 거쳐 다른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고, 새로운 회사에서도 특유의 성실함으로 인정받으면서 일하게 되었다. 그 때의 체험과 확신 이후 부부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아버지 되신 하나님은 자녀들의 사정을 보고 계신다. 하나님은 우리들의 필요를 알고 계시며, 하나님의 정확한 때에 우리들을 도우신다.
글. 강하룡 목사 (전인성장연구소 대표, 예함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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