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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신앙] 청소년 수련관 교사인 자매의 이야기
[일터신앙] 청소년 수련관 교사인 자매의 이야기
  • 이명철
  • 승인 2017.06.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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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룡 목사의 일터사역(6) 너희는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청소년 수련관에서 일하는 K 자매는 초등학교 오후반 담임 교사였다. 학기 초부터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관심 학생’ 3명을 데리고 안정적인 학급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시기의 아이들이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했고, ‘관심 학생’들이 혹시나 분위기를 흐리지는 않을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반 분위기가 잘 잡혔다.

3개월이 지나 다른 반의 ‘가장 많은 관심이 필요한 학생’ 한 명이 자매의 반으로 옮겨왔다. 자매는 솔직히 그 학생을 맡고 싶지 않았지만 관장님의 지시사항이었기에 선택권이 없었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그 학생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자,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반 분위기가 그 아이 때문에 망치겠구나하는 두려움이 자매를 사로잡았다. 그 동안의 수고가 헛수고처럼 느껴져서 화도 났다.
 


막막한 상황에 무거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갔을 때,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 46:10)라는 말씀을 생각나게 하셨다. 하지만 자매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그 학생이 우리 반에 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전히 힘들었다. 하나님 보다 상황이 더 크게 보여 답답했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보낸 주일 오후에 자매는 나에게 상담을 요청하였다. 나는 자매의 상황을 들으면서 하나님께 지혜를 주시도록 기도하였다. 내 마음 속에 홍해 앞에 선 모세와 백성들이 생각났다. 나는 자매에게 말씀을 찾아 주었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 14:13-14).

이 말씀이 나의 입술을 통해 다시 나왔을 때, 자매는 깜짝 놀랐다. 자기가 혼자 기도할 때 받았던 말씀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매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보고 계시며 자기를 사랑하고 계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이 말씀이 정말로 자기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자매는 더 이상 망설임 없이 말씀을 믿고 붙들 수 있게 되었다. 감사의 눈물이 바로 흘러나왔다. 하나님께서 문제보다 크시다는 확신이 들었다. 담대함이 생겼다.

나는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응답을 주셨다면 그 학생을 감당할 수 있는 전문성도 함께 주실 것이 분명하다고 격려해 주었다. 그 학생 한 사람까지도 잘 도와줄 수 있다면 앞으로 어떤 학생도 도울 수 있는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며 용기를 주었다. 자매는 그 학생에 대한 원망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히려 거부하고 밀어냈던 것을 미안해했다.

그날 밤, 그 학생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에 대해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충분히 드렸다. 그 학생이 앞으로 자신을 통해 변화될 것을 기대하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그 학생은 한 학기 내내 사고 한번 치지 않고 자매와 신뢰의 관계를 맺으며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 앞에 제대로 서게 되면 하나님의 시각으로 세상과 나 자신과 나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내가 죽을 것처럼 심각하게 여겼던 문제가 원래 크기 그대로 볼 수 있게 된다. 하나님의 크기에 비하면 내가 고민하던 문제는 비교가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게 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이제는 됐구나, 살겠구나 하는 안정감을 얻게 된다. 드디어 문제가 힘을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문제가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하고 흔들지 못한다. 환경과 조건이 변하지 않아도 내 마음이 변했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하나님의 관점으로 변화된 것이다.

 

글. 강하룡 목사 (전인성장연구소 대표, 예함교회 담임)
inlord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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