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4강에 올랐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붉은 옷을 입고, 붉은 소품을 들고 광장과 길거리에 나가 응원하던 광경을 기억한다. 대한민국이 포르투칼, 이탈리아 같은 상위 국가들을 이기고 더 나은 결과를 얻기를 한마음으로 바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필드에서 한 골을 만들어내기 위해 만들어 내기 위해 집중했고, 결국 4강 진출을 이뤄냈다.

회사에는 다양한 성장배경, 성격,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들이 능력을 올바른 방향으로, 그리고 가슴 뛰게 발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경영자는 히딩크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했던 것과 같은 과제를 동일하게 안고 있다.
많은 통계들이 연봉이나 복지의 수준을 올려주면 이 문제는 해결되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서 저자인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직원은 일의 즐거움, 일의 의미, 성장과 같은 '직접적 동기'가 채워져야 최상의 성과를 낸다는 것을 홀푸드, 스타벅스 같은 세계적 기업들의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주)제이오의 강득주 대표는 직접적 동기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해왔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제이오는 엔지니어링, 소재 전문회사로 석유화학, 신소재 생산설비, 그리고 나노소재 및 관련 장치 사업을 하고 있다. 제이오는 1994년 11월부터 만 22년이 넘은 현재까지 꾸준히 성장한 회사이다. 하지만 경영자인 강 대표는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일하는 즐거움으로 인해 더 가슴 뛰기를 바랐다.
1. 비전워크샵을 가지다.
강대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비전워크샵이다. 2016년 11월, (주)가인지캠퍼스에서 진행한 비전워크샵을 통해 회사의 일하는 목적인 미션, 직원들이 꿈꾸는 회사의 비전, 핵심가치, 핵심역량을 정리할 수 있었다.

비전워크샵 전까지 제이오의 비전과 가치는 임원진들에게서만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비전워크샵을 통해 직원들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정리될 수 있었다. 제이오의 한 임원은 “우리가 많은 워크샵을 진행했지만, 직원들이 이렇게 활발히 참여하고 재밌어하는 워크샵은 처음이다. 임원들이 생각하던 가치와 비전을 직원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비전워크샵의 결과물은 비전하우스, 핵심습관 항목 등이 담긴 비전포트폴리오이다. 비전포트폴리오에 담긴 내용은 강대표, 임원진, 그리고 직원들이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것들이고, 말로 이따금씩 표현하긴 했다. 하지만 실제로 워크샵을 통해 직원들과 함께 다듬고 구체화 작업을 한 결과물이 눈 앞에 보이게 되니, 경영자, 임원진, 그리고 직원들간에 회사의 꿈과 가치에 대해 소통하는 것이 한결 쉬워졌다.

2. 핵심습관으로 옮기다.
매일 아침 8시 20분, 인천 제이오 소재사업부 마당에서는 음악소리와 함께 국민체조 구령소리가 들린다. “상상 그 이상의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의 꿈을 실현시킨다”라는 사명 아래 소재사업부는 국민체조로 아침을 시작한다.
제이오가 국민체조로 아침을 여는 이유는 '신뢰'와 '행복'이라는 핵심가치를 실천하기 위해서이다. 제조업의 경우, 현장직과 사무직의 관계가 소원해지기가 쉬운데, 함께 체조하는 시간을 마련하여 서로 얼굴을 보고 체조하는 시간을 통해 관계성이 좋아진다. 간단한 습관이 서로에 대한 신뢰, 그리고 행복으로 이어진다.

체조를 마친 후에는 다시 한자리에 모여 잔잔한 음악과 함께 "오독오독"이라는 독서 시간을 갖는다. "오독오독" 시간에는 딱 15분간 책을 읽고, 업무 현장으로 가면 된다. 한 달에 한 권을 읽는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아침에는 자신이 읽은 책을 발표하고 나누는 독서토론 “북퍼스트(book-fast)” 시간을 가지고 있다.
"오독오독"의 도서 목록은 제이오의 핵심가치에 기반하여 선정된다. 독서를 핵심습관으로 운영하는 목적은 직원들이 책을 읽으면서, 핵심가치에 대해 생각할 뿐만 아니라, 책의 인사이트와 사례들을 통해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이 성장을 통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제이오의 직원들은 핵심가치에 기반한 문화를 통해 기업의 방향성과 하나되는 것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 2월에 입사한 민 주임은 '다른 기업에서 느끼지 못한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제이오의 성장에 동참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박 과장, 강 주임은 아침마다 '제이오를 위한 기도모임'에 참석하며 제이오의 발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직원이 기업을 ‘나의 기업’, ‘나의 회사’라고 느끼고, 즐겁게 일하며 성장하게 하는 것, 비밀은 바로 기업의 “핵심가치”와 그것이 행동으로 나온 “문화”에 있다. 제이오가 핵심가치를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앞으로의 여정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제이오와 같은 기업이 많아질 때, 연봉과 복지가 내가 일하는 이유의 전부라고 말하는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