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좀 자기 일을 알아서 하면 좋겠어요”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먼저 관리할 수는 없을까요?” 경영자들의 소망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과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스스로 예방해주는 것이다. 또 문제가 발생 하더라고 그것을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학습 조직이란 ‘조직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하는 조직’ 이다. 모든 경영자의 바램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 는 원래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건강한 조직은 생명체 같은 특성을 갖는다. 이렇게 조직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하는 조직이 되기 위 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지식경영의 방법론을 통해서 해결해 갈 수 있다. 지식경영은 먼저 조직이 학습조직이 되는 것이다. 조직이 경험을 통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유기체적인 기질을 갖는 것이다. 지식경영의 단계를 하나씩 수행해 간다면 조직은 학습하는 조직, 즉 학습조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경영계기판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모든 리더들의 공 감을 얻고 있다. 지식경영의 가장 첫 단계는 방향을 맞추 는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더라도 출발하기 전에 방향을 설정한다. 그리고 계기판을 보면서 운행 해 간다. 경영에 도 계기판이 필요하다. 경영계기판은 최고 경영자에서 신 입사원에 이르기 까지 자신의 과업에 책임을 지는 모든 근 로자에게 필요한 ‘방향 지시등’의 역할을 한다. 신입사원이라면 ‘업무 숙련도’나 ‘학습량’, 혹은 ‘전수 지식수’가 경 영계기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업 팀장이라면 ‘채널당 매출’이나 ‘신규 고객수’, 혹은 ‘신상품 판매 점유율’ 등과 같은 지표들이 익숙할 것이다. 이처럼 경영계기판을 세 팅하고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개인과 팀, 부서와 전사적인 지표가 한 방향으로 잘 정렬된 조직은 구성원들의 노력이 헛되이 버려지지 않고 통합적인 목 표를 향하여 수렴되는 모습을 보인다. 지금 조직의 계기 판을 점검해보자. 각 개인의 계기판은 수평적, 수직적 으로 잘 정렬 되어 있는지 확인해보자. 의외로 각 구성원들이 전체 최적화되지 않은 개별적인 지표에 너무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지식 경영은 이것을 재정렬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단, 너무 많은 계기판을 만들어서 구성원들이 꼼작 못하게 되는 것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
모든 성장의 출발, 피드백
피드백은 지식근로자가 갖추어야 할 첫 번째 기술이다. 성장의 핵심 요소인 피드백이 자질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고 기술이라는 점은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다. 배우면 모두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얻는 것이다. 경험은 피드백을 통해 객관화되고 실행의 패턴으로 쌓이게 된다. 일만 시간의 법칙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경험을 지식으로 쌓을 수 있는 피드백기술을 갖춘사람은 보다 빠른시간에 자신의 전문성을 확보한다. 학습은 외부 지식을 자신에게 내재화 하고 경험화시키는 과정이다.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부족 한 경험을 보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피드백은 경험을 지식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미 육군에 서 일반화되어 우리에게 알려진 AAR(After Action Re- view)는 매우 효과적인 피드백 방법론이다. 내가 ‘성공의 숨겨진 비밀, 피드백’에서 한국적 상황에 맞게 적용한 5가 지 피드백 질문을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학습하고 적용 한다면 구성원들은 틀림없이 지식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기초 근육인 피드백 기술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의 발굴/공유/확산, 지식토크
지식토크는 피드백을 통해 각 구성원들이 발견한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해진 일을 정해진 대로만 하는 일은 이제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은 정해진 일을 정해진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가치를 위해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개선해 가는 것이 지식근로자의 근본적인 일하는 방식이다. 각자가 현장에서 새롭게 해본 일과 개선한 사례를 서로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지식토크’는 매우 효과적인 지식의 공유 방법론이 된다. 구성원들에게 AAR이 습관화되고 자신의 일에 적용할 수 있다면 AAR을 통해 얻은 노하우, 즉 지식이 크고 작게 쌓이게된다. 경영자는 적절한 타이밍에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고 구성원들이 서로 자신의 지식을 자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부서별 토크도 좋고, 부서를 섞어서 시행하는 토크 역시 구성원들에 게 융합적 성찰을 주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지식 토크’는 지식의 공유와 나눔과 더불어 구성원 상호 간에 존중과 격려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생산부서는 노는 것만 같은 영업부가 무엇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고 그 결과가 어떤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영업부역시 답답해 보이는 생산부가 그 공간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게된다.이 토크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른부서도 나름대로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피드백 공유 시스템, 주피미(주간 피드백 미팅)와 월피미(월간 피드백 미팅)
주피미나 월피미는 매우 목표지향적인 피드백 활동이다. 기 존에 주간회의나 월간 평가회가 실적을 공유하고 계획하는 시간에 그쳤다면 주피미와 월피미는 원인분석과 대안을 훨씬 강조하는 회의체이다. 월피미는 주로 목표와 성과에 대한 피드백에 초점을 두고, 주피미는 수행에 초점을 두는 미팅이다. 참석자는 돌아보기 위한 AAR과 계획하기 위한 AAP(After Action Plan)의 질문에 충실하게 답하고 그것을 서로 공유하는시간이다.이때 경영자가 주의해야할 것은 비판이나 평가중심이 되지않고 코칭과 격려가 될수 있도록 회의를 주관해야 한다. 많은 경우 경영자가 질책하는 경우 피드 백미팅은자아비판형태의 회의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렇게 되면 자기주도적인 대안탐색과 주도적 실행을 지향하는 지식경영과 학습 조직의 기본 취지에서 벗어나게 되고 참여자들 역시 피드백을 할 때면 피성원인을 제시하게 되고 목표를 세울때도 무사안일주의에 갇힌것만 내세우게 된다.
조직 지식을 쌓는 방법, 사내 지식뱅크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가진 지식을 시간이나 공간을 넘어서 모두가 공유할 수 있을까 하는 주제는 모든 조직의 리더가 가진 고민이다. 힘들게 지식을 발견했다 하더라고 담당자가 바뀌거나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고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흔히 발견한다. 경영자의 ‘열받음’ 은 여기에 있다. 조직에 반복된 실패를 해소하고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조직의 지식이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KMS는 별도의 인트라넷으로 지식맵 을 구성하여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매우 쉬운 방법으로 간단하게 KMS를 구축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의 카페를 이용하는 것이다. 비공개 카페로 설정하고 구성원들의 등급을 설정한 사내지식뱅크는 매우 효과적인 KMS가 된 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역시 다른 구축형 KMS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이미 구현되어있다. 조직이 커지고 지식의 양이 방대해지면 나중에 별도의 서버를 두고 KMS를 구축하면된다. 처음 시작은 온라인 카페로 하는 것이 좋다. 지식맵 역시 처음부터 정교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그냥 부서별로 게시판을 두거나 프로젝트별로 게시판을 두 어서 관련된 자료를 올리도록 하면 된다. 일정한 시기에 캠페인을 해서 기존에 있던 업무 관련한 지식들을 한꺼번에 올리도록 하고 이후에는 이 게시판을 통해서지식의발굴/공유/확산을 해 가면 된다. 나는 우리 회사에 입사하는 연구원들에게 사내지식뱅크에 들어가서 필요한 지식을 확인하고 질문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 첫 미팅을 시작 한다. 더불어서 모든 연구원들은 해결해야 할 이슈가 생겼 을때이미 선배들이 저장해 놓은 지식과 그 것을 적용한 2차, 3차 적용 지식들을 뱅크에서 확인하고 시행한다. 물론 그 결과를 다시 뱅크에 올려 놓는다. 판매전문 법인인 ‘뷰티플휴먼’에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판매사원들이 매 월 자 신의 판매 노하우를 지식뱅크에 올린다. 이렇게 13년을 했다. 이 조직이 강력한 판매전문조직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려운 문제도 쪼개어 해결한다. 디바이커
“일마감 관리도 해야 하고, 선입선출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주문별 배송방법이 달라서 그것도 정리해야 하고, 포장방법도 변경해야 하고...”
어느 식품회사 물류팀장과의 코칭 장면이다. 이 팀장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맡은 일에 대해 해결해야할 과제가 너무 많다. 노트에 적어보라고 하면 몇 페이지를 훌쩍넘긴다. 고래를 먹는 방법은 한 접시씩 잘게 잘라서 조금씩 먹는 것이다. 결국 잘게쪼개서 내 입에 넣을 수 있으면 뭐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덩어리체로 두면 어떤것이든 먹을 수 없다. 일도 마찬가지이다. 디바이커는 나누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이다. 더불어서 부서의 지식을 전수하는 방법론이기 도 하다. 새로운 멤버에게 물류부서의 지식을 전수하기 위해서는 창고 공간에 대한 이해나 다루는 상품에 대한지식, 그리고 동선과 입출고에 관한 여러 내용들을 전수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통상적으로는 도제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경험에 의존하기 때문에 중복이나 누락, 혹은 개인차에 의한 왜곡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부서의 지식을 잘게 쪼개 서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지식전수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을 디바이커라고 부른다. 경우에 따라 부서에서는 지식전수리스트만 존재하고 실제 내용이 없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암묵지에 의존하는 것인데 굳이 정리하려 들지 말고 구두상으로 전달하면서 전수를 받는 사람이 정리하도록 해서 등록하게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방법, 프로젝트 3종 세트
지식경영이 가장 성숙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 사내 에서 프로젝트가 동시 다발적으로 수행되는 것이다. 부서와 부서가 연합된 형태의 프로젝트가 많이 수행된다는 것은 조직이 이미 소통과 융합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프로젝트가 제대로 수 행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기술서’, ‘간트(GANTT) 차트’, ‘액션카드’ 등 세 가지가 작동되어야 한다. 프로젝트 기술서는 목표와 과정상의 결과물, 핵심 자원, 그리고 조직과를 담고 있는 프로젝트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기술서가 승인이 되면 바로 ‘간트차트’를 작성하고 일을 착수할 수있다. 간트차트는 해야 할 일과 일정을 시각화하여 관리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도표이다. 통상 공사현장의 공정표와 비슷한 모양을 하는 간트차트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진도를 관리하 는데 유용하다. 액션카드는 프로젝트 미팅을 할 때 피드백하고 계획하 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매 번 프로젝트 미팅을 통해 각 업무들의 진척도와 품질을 관리하고 일정을 조율해 가야 한다. 이러한 프로젝트 관리는 지식 경영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난이도가 있지만 직접적인 성과를 거두기 때문에 지식경영에서 포기할 수 없는 과제이다. 조직에 문제를 해결해 야 하거나 기회를 탐색하고자 할 때 과제를 정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 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면 ‘프로젝트 수행 3종 세트’를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식경영은 가치경영과 인재경영의 바탕 위에 성장한다. 구성원들의 몰입도 있는 학습과 노력에 의해서 수행될 수 있다. 지식경영의 각 단계는 생략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AAR 기술을 익히지 않고 지식토크를 하기 어렵다. 또한, 계기판세팅없이 AAR하는것은 성과와 무관한 일에 노력을 기울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지식경영의 각 단계에서 팀이나 개인이 어떤 상태인지 관찰하고 그 수준에 맞는 메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기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성과 중심형 프로젝트를 바로 수행하고자 한다면 필경 구성원들이 감당하지 못하고 나자빠지는 결과를 얻을 수 밖에 없다. 지식경영은 경영자의 인내심 위에 싹튼다. 직원들을 성장시켜 그들과 함께일하겠다는 인재경영 마인드를 기억하면서 한단계 한단계 밟아 전진하기를 기대한다.

글.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