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라는 회사는 코칭을 도입하여 사내 코치들이 직원들을 코칭한다. 여기서 사내 코치 역할을 담당하고 계신 분이 있다. 이분 고민은 코칭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티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직급이 높다보니 자신보다 직급이 낮거나 어린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티칭하게 된다. 그래서 코칭할 때 티칭이 되는 것이 고민이다. 코칭이 끝나고 나서 무언가 많이 알려줬다는 생각이 들면 불편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 과연 코칭을 할 때 티칭을 해도 될까 안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무책임한 말 같지만 이것이 정답이다. 일반적으로 코치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고객이 원할 때 티칭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티칭을 하면 안된다고 한다. 물론 이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코칭 시 티칭할 때와 아닐 때는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코칭에서 티칭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우선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코칭을 하는 목적이다. 코칭의 목적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티칭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코칭의 목적이 모르는 것을 알수 있도록 한다면 티칭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객의 행동 변화가 목적이라고 한다면 티칭할 때 유의해야 한다. 몰라서 못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두 번째 생각할 것은 코칭의 성과이다. 코칭에서 성과는 세션이 끝나고 다음 세션이 시작되는데, 그 사이에 고객이 무엇을 하느냐에 성과가 달려있다. 그래서 코칭 대화를 하는 것 보다 고객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성찰하고 피드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만약 코칭을 할 때 티칭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고객은 코칭이 끝나고 행동이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일어나 목표를 이루려 한다면 그것은 티칭을 잘한 것이다. 하지만, 고객의 자발성은 떨어지고 행동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티칭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지인 중에 컨설팅과 강의를 하는 분이 있다. 한번은 이분에게 상담을 받으러 온 기업 임원이 있었다. 임원의 고민은 회사 내의 감원 바람과 조직 안에 갈등 문제였다. 이분에게 지인은 자신의 경험담과 충고를 해주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답을 얻은 임원은 굉장히 만족했다고 하며 이런 말까지 남겼다고 한다.
『코칭을 받았던 것보다 몇 백배 더 좋았습니다』 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은 만족했지만 아무런 실행은 일어나지 않았다. 티칭의 만족감은 가르친 사람에게 있다. 그래서 자신을 위한 것인지 고객을 위한 것인지 살펴 보아야 하다. 내가 경험한 사례를 보더라도 티칭으로 행동까지 이끌어낸 경우는 거의 없다.

코치가 가진 100점짜리 답보다 고객이 가진 10점짜리 답이 훨씬 낫다는 말이 있다. 코치의 100점 답은 고객이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고객의 10점 답은 실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화 곡성의 대사 중에 요즘 핫한 말이 『뭣이 중헌디?』 이다.
코칭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 보자.
글. 이동운 코치 (BH성과관리센터 전문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