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는 존재로 태어났다. 약점이 있다. 약점을 보완하려 하지만 잘 안 되는 것이 인간이다. 그래서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위해 함께 일한다. 각자의 강점에 집중하고 약점인 영역을 서로가 채워주는 방식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경영은 이렇게 팀을 이루어 일하는 것이다.
인재경영은 사람을 성장시켜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다. 우리는 팀으로 일하면서 보다 효율적이 된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자신의 강점이 보다 생산적으로 발휘된다. 조직이 생산적인 팀이 된다는 것은 각자의 강점이 극대화되고 약점이 무력화된 상태를 말한다. 서로의 약점이 더 이상 드러나지 않게 될 정도로 완전한 팀이 된 모습이 된다. 인재경영은 조직을 이러한 생산적인 팀으로 만들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인재경영에는 반드시 두 가지 요소가 필수다. 하나는 ‘성장’이고 다른 하나는 ‘함께 일하는 것’이다.
인재경영이 되고 있는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조직 내의 인재가 성장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사람은 유기체이므로 '성장'은 필수적인 존재방식이다. 자신의 소중한 인생을 사용하면서 성장하지 않고 있다면 어떤 의미에서 조직은 그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일을 통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일어나야 한다. 다른 하나는 함께 일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자와 직원 간에 ‘함께 함’이 없이 성장만 있다면 머지 않아 조직을 떠나는 일이 발생한다. 또한 성장의 방향성과 방법에 차이가 발생해서 결국 수많은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인재경영을 하는 조직에서 발견하는 필수적인 두 가지 요소는 ‘성장’과 ‘함께 함’이다.
인재경영이 아닌 것
인재경영과 비슷하지만 아닌 것이 있다. 경영자가 자신의 필요에 의해 필요한 용도에 따라 사람을 사용하지만 성장에 대한 동기와 자극, 지원이 없이 ‘그의 현재 상태’만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그 안에는 성장도 함께 함도 없다. 나는 대학 시절에 가끔 일명 ‘노가다 현장’을 다닌 적이 있다. 새벽이면 인력 시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필요로 하는 공사 현장에 가서 하루 일을 하고 저녁이 되면 일당을 받아 오는 일이었다.
그 때 나는 어느 조직에 소속되어 일을 했지만 그 속에서 배움이나 함께 함을 기대하거나 경험하지 못했다. 그냥 하루 일당에 맞는 일을 하고 보수를 받았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날이 되면 또 다른 곳으로 요청이 있는 곳에 ‘어디 어디 몇 명’이라는 식으로 불려 나갔던 경험이 있다. 모든 일용직 현장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경험했던 현장은 경영의 현장이라기 보다는 ‘일당’을 매개로 연결된 일종의 거래현장일 뿐 이었다. 전혀 다른 현장이지만 비슷한 곳이 하나 더 있다.
각자의 사업의 일부를 공유하며 일하는 ‘로펌’같은 곳이다. 이 곳 역시 함께 일하지만 서로 팀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일을 하면서 필요한 것을 일부 공유하는 성격이 강하다. 물론, 요즘 새로운 컨셉의 로펌과 다양한 시도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로펌을 형성하면서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들 각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공유할 부분을 공유하고 적절한 시기가 되면 또 필요에 따라 헤어지는 성격이 강하다. 노가다 현장이든 로펌이든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것’에 근거한 성과만을 위해 결합된 것이라는 점에서 인재경영의 불모지이다. 여기에 누군가가 인재경영을 적용한다면 틀림없이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메이트 경영은 성장과 함께 함이 약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인재경영의 미개척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인재경영을 지향하는 경영자라고 한다면 혹시 내가 이런 경영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인재경영 실천하기
인재경영은 경영자가 얼마나 우선순위에 두고 시간을 투자하느냐와 직결되어 있다. 인재에 대한문제는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경영자의 전인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그래서 실무자가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경영자가 얼마나 현장에서 뛰느냐의 문제다. 실무자선에서 관리할 주제도 있지만 결국 인재경영은 경영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이유는 결국 경영이란 사람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재경영을 실천하는 인재시스템의 7가지 도구는 그런 점에서 경영자를 위한 실행 도구이다.
적합 인재 모집, 의미채용
인재경영의 시작은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금 시중에 유통되는 많은 조언이 주로 선별에 포커스 되어 있는 현실은 정작 적합한 사람을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기업의 현실과 동떨어져있다. 나는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의 채용 현실을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채용에서 중요한 것은 선별보다는 모집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채용실무자에게 주어진 과업은 “어떻게 하면 적합한 인재를 모집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그 다음이 선별이다.
그래서 인재경영의 첫번째 단추는 바로 ‘의미채용’이다. 의미채용은 모집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이다. 천편일률적인 모집광고 속에서 회사의 일자리를 하나의 상품으로 간주하고 마케팅적 관점에서 ‘일자리를 판매’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회사의 규모나 직원수, 채용직무 정도가 아니라 회사의 비전과 문화, CDP와 보상체계, 일의 의미 등을 노출 해 주어서 인재로부터 선택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최근 이런 의미중심적인 채용을 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회사를 가치를 알 방법이 없으니 결국 회사의 규모나 보상에 의해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이선 상황에서 회사를 노출 해 주고 어떻게 일하는 것인지, 어떤 사람이 적합한지에 대해서 친절하게 노출 해 주는 회사는 그만큼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최적 선발, 인재판별기
인재경영의 두 번째 스텝은 인재판별기이다. 가인지경영에서 권하는 인재판별 기본 기준은 신지정사영(신체/지식/정서/사회/영성)이다. 한 사람을 채용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과 함께 하는 것이므로 그 사람의 인격적 특성을 무시한 체 기능적인 요소만을 보고 채용하는 것을 지양하는 것이 가인지경영이다. 기본 기준에 따라 적합 질문과 가감점 기준을 제공한다. 직무별 확인 사항은 각 회사에 맞게 개발하여 사용해야 한다. 채용 프로세스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전화 인터뷰가 생소한데 면접 전 전화인터뷰는 ‘면접 부도(No Show)’를 줄이고 지원자의 지원 의지를 확인하는 좋은 절차가 된다. 작은 기업에서 통상 면접 부도율은 50%가 넘는다. 채용 담당자가 정교하게 관리해도 30% 아래로 줄이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전화인터뷰는 상호간에 기회비용을 들이지 않고 간단하게 서로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1차 면접 후에 ‘채용 과제’ 역시 중요한 절차로 제시한다. 면접을 통해 확인된 지원자의 실력에 대해서 간단한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검증 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업 담당자라고 한다면 ‘경쟁사 3곳에 대한 현황 조사’를 시켜 볼 수 있다. 기획자를 채용한다면 ‘우리 회사의 장단점을 마케팅 관점에서 분석 해 보라’고 과제를 부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면접 때 지원자가 준비한 과제를 발표시켜 보면 그 사람의 열정과 실력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강점기반, 인재바인더
인재를 확보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강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채용한 이 후이기 때문에 초기 교육 과정을 통해 강점프로파일을 작성해 두는 것이 좋다. 이 때 다양한 진단 도구를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 해 두고, 자기 스스로도 다시 한번 ‘내가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서의 강점을 정리 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강점바인더를 경영자와 팀장이 가지고 있으면서 외우고 인재를 관리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일의 즐거움, 보상시스템
보상은 무시할 수 없는 일의 재미요소이다. 공정한 보상은 강력한 재미요소가 된다. 그래서 경영자는 자신이 속한 산업과 인재 시장에서 적합한 수준의 보상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보상은 고정보상과 변동보상으로 구성된다. 고정보상은 통상 ‘평가에 따른 연봉테이블’을 정하는 것이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연봉이 연공서열식이 되지 않도록 ‘브로드밴딩’하는 것이다. 즉, 우수한 신입사원이 2-3년차 선배보다 평가에 따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급여테이블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급여 테이블은 ‘직급별 격차율’과 ‘동일연차 차등율’이 모두 중요하다. 나는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 직급별 격차율은 10%, 차등율은 20%를 최대로 적절한 수준이라고 조언한다.
변동보상인 성과급과 포상금은 회사의 상황에 따라 해마다 변동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하는데 회사의 인재전략에 따라 설정할 수 있다. 집단성과급을 시행할 수도 있고, 개인성과급으로 설계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설계여야 한다.
일의 재미를 더하는 포상프로그램
포상은 보다 자유로운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영자의 리더십 수단이다. 보상에 비해 포상은 비정형적이다. 포상은 생일 선물을 주는 것부터 전직원 해외연수까지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내가 경험한 경영자 중에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경영자들의 특징은 개별적이고 비정형화된 포상을 사용한 경영자가 많았다. 출산을 앞 둔 직원에게 비타민제를 선물하거나, 프로젝트로 수고한 팀을 조용히 찾아가 회식비를 지원 해 주거나, 부모님이 아픈 직원의 집으로 사골을 보내주거나 하는 등의 포상 프로그램은 개별적이며 인격적으로 접근되었을 때 강력한 인재시스템이 된다. 최근에 포인트제에 의한 포상과 복지가 확산되는데 개인이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으나 여전히 경영자의 개별적 관심이 반영된 포상의 필요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명예와 자부심, 승진 시스템
승진은 조직의 명예이다. 승진은 호칭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호칭은 조직에서 권위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승진은 하방경직성이 있는 중요한 조직 시스톰이 된다. 승진은 오직 지식에 의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승진을 시킨다는 것은 사람을 맡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럽게 후임자에 대한 권위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승진을 시킬 때는 반드시 성과나 연차에 의해서 시켜서는 안된다. 반드시 ‘그가 가르칠만한 지식이 있는가’ 질문하고 그에 부합할 때 시켜야 한다. 승진은 명예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승진식과 절차를 잘 준비해서 축하와 축복 속에서 승진하고 명예롭게 직무를 받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또한 승진 전후에 경영자 미팅을 통해 새롭게 기대되는 과업과 목표 수준을 제시해서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인텔의 창업자인 엔드류 그루브는 사업에서 10배의 효과를 내는 ‘전략적변곡점’이 있다고 했는데 회사에서도 직원이 성장하고 10배 승수 타이밍이 있다. 그 시기가 바로 채용, 승진, 배치전환 시기이다. 이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TDR(Tear Down & Redesign) 전환 프로그램
TDR은 개인과 직무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조직이 가진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방법이다. 동시에 활성화되지 않은 인재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부여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오랫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사람은 메니리즘에 빠지고 오래 일 한 사람일수록 새로운 맴버에 대해서 냉소적인 소통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조직을 새롭게 하기 위해 강력한 프로젝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재설계 할 수 있다. 조직이 가진 문제를 잘게 쪼게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재배치 하는 방식으로 과업을 재설계하는 것이다. 책임을 새롭게 맡고 해결하도록 벼랑 끝에 세우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새롭게 혁신하고 갱신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오랫동안 승진을 하지 못한 인재가 승진의 기회를 얻고 새로운 직무와 과업을 부여 받을 수 있다.
인재경영 실행지표
사람은 인격체이므로 관리할 수 없다. 또한 물질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므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공식도 없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인재시스템은 없다. 하지만 경험적/통계적으로 적중율이 높은 장치들이 있을 수 있다. 많은 경영의 선배들을 통해 검증된 도구들이 조직의 맥락과 순서에 맞게 적용된다면 조직은 퇴사율이 줄어들고, 승진율이 상승하며, 인당 연봉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인재지표를 관리하는 조직이 많지 않지만 최소한의 선에서 3가지를 매 년 추적하고 관리 해 간다면 경영자의 관심이 떠나지 않고 인재에 대한 지속적인 대안을 마련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인재는 단시간에 양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재 시스템 위에 실행되는 인재양성 도구들
인재경영의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인재시스템 도구들은 인재를 확보하고 그들이 즐겁게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인재양성은 그 인프라 위에 실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인재시스템이 구성되었다면 이제 그 위에서 인재양성을 위한 도구들을 실천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어떻게 교육하고 훈련하며 함께 할 것인지를 다루는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인재 양성을 위한 메뉴들을 알아 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