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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경영] 서비스, 변화 속도에 뒤쳐지기 않기
[행복경영] 서비스, 변화 속도에 뒤쳐지기 않기
  • 편집국
  • 승인 2017.10.2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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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맹주산(狗猛酒酸), 사나운 개를 풀어놓으셨나요?

서비스를 얘기할 때 자주 회자되는 사자성어가 있다. 한비자의 ‘외저설우’에 나오는 ‘구맹주산(狗猛酒酸)’이다.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으로 나라에 간신배가 있으면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음을 비유한 말이다. 송(宋)나라에 술을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고, 친절하며, 양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가게주인이 있었는데, 기대와 달리 손님이 모이지 않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주인은 마을의 지혜로운 어른께 조언을 구하러 갔는데 뜻밖의 질문을 하신다. ‘집의 개가 사나운가?’ 가게 주인은 조금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네, 사나운 개가 있긴 합니다만, 술이 안 팔리는 것이 개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라고 말하자, 어르신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개가 두려워서 자네의 가게에 가지 않는 거라네.’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의 서비스인가? (출처: Pixabay)


빠른 변화와 경쟁을 따라 잡기위해 앞만 향해 내달리다 보면, 생각지 않은 상황에서 속도를 더디게 하고, 더 이상 갈 수 없게 발목을 잡는 것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서비스’이다.

‘고객이 없는 회사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은 공감하지만, 성과와 변화에 치중하다보면 자칫 ‘우리 고객’의 울타리에 들어와 있는 분들에 대해 안주하고 간과할 수 있다. 고객이 관계를 끊거나 경쟁사로 떠날 때까지 ‘괜찮겠지’,‘이해해주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고객은 단호하다. 사나운 개는 무표정, 무관심, 무책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의 모습일 수 있고,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고객을 졸졸 따라다니며 쉴 새 없이 질문과 구매를 강요하는 지나친 접객일 수 있다. 또한 고객을 배려하지 않고 만든 자체 규정일 수도 있다. 지금 우리 기업에 고객을 쫓아버리는 사나운 개는 없는지 잘 찾아보자.

침묵하는 고객, 과연 그럴까?

네브라스카로 이동하는 유나이티드 항공에 탑승한 캐나다출신 미국의 무명 가수 데이브 캐럴(Dave Carroll)은 자신의 기타를 취급 소홀로 부러뜨리고 변상하지 않은 유나이티드항공사에 분노하며 만든 노래 <유나이티드브록스 기타(United Brokes Guitars)>를 유튜브에 올렸다. 이 영상은 단숨에 800만 명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를 10% 끌어내리는데 기여했다. 한 명의 불만고객이 보여주는 파급력의 사례이다.

 

 

 

 

 

 

 

 


미국 와튼스쿨이 2006년 실시한 고객 불만 전파에 대한 연구를 보면, 6%는 기업에 직접 항의하고, 31%는 친구, 가족, 동료들에게 불만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며, 63%는 침묵했다고 한다.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볼 때, 31%에 해당하는 고객은 지인 뿐 아니라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 침묵하는 고객도 이젠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불만을 배출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많다. 신도시 대규모 아파트단지 및 지역을 중심으로 개설되는 ‘XX맘 카페’,‘XX지역 커뮤니티’에서 클레임 글이 뜨면, 해당 가게의 매출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가 아니다.

고객 누구라도 상황에 따라 헐크와 같은 무서운 괴력으로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불만을 직접 얘기해주시는 분들이 어떤 면에서는 기업이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예기치 않는 문제를 미리 막아주는 고마운 분일 수 있다.

꼼꼼히 체크하는가?

1980년대 미국의 록 밴드 반 헤일런(Van Halen)은 순회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계약서에 조금은 황당한 조항을 삽입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기실에 갈색 초콜릿이 없는 M&M초콜릿 단지를 준비해야한다. 그렇지 않는 경우 공연이 취소됨은 물론, 손해 배상의 책임까지 져야 한다.’였다. 무대 시설은 매우 복잡하여 항상 밴드나 관객들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꼼꼼히 점검해야하지만 순회공연 일정 상 직접 확인 할 수 없어서 안전하게 공연하기 위해 제대로 체크해달라는 의도가 숨어있었다. 계약서에 있는 사항도 제대로 점검을 하지 않았는데, 복잡하고 위험한 장비 설치를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즉시 피드백을 주는 것도 좋지만,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을 정확히 체크했는지는 더 중요하다. 간단히 주고받는 이메일부터 많은 분량의 계약서까지 모두 고객과의 약속을 상호 공유하는 부분이므로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조직 내에 정확히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뒷받침되는 것도 중요하다.

서비스는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과의 합의이다.

내가 기대하는 수준이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과 같다면 만족이 되겠지만, 이하일 때는 납득, 그 이하일 때는 불만족이 야기된다. 기대를 넘어서면 만족이고, 훨씬 수준을 넘어서면 그것은 감동이 된다. 불만족을 야기 시키는 환경과 제도, 그리고 서비스의 모양은 없었는지 생각해봐야한다. ‘진상’, ‘까다로운 고객’이라는 프레임의 안경을 쓰고 보면, 고객이 기업에 전하는 성장과 개선의 쓴 소리가 들리지 않고, 듣기 싫고 이상한 소리로 치부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시대에 파급력 놀라운 슈퍼 고객의 클레임이 아닌, 칭찬릴레이를 듣고 싶다면, 항상 체크하고, 관심의 공간을 늘 비워두어야 한다. 변화와 성과 속도에 뒤쳐지지 않게 항상 함께 따라붙여야 할 키워드는, 바로 ‘서비스’이다.

 

글. 구자봉(스퍼트나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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