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예로 삼성그룹에는 '지역전문가 제도'가 있다. 이건희 회장이 아이디어를 낸 국제적 감각을 지닌 경영자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인데, 각 국가의 관습이나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어 그 나라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현지화된 삼성맨'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1990년대부터 80개국에 5,000명이 해외 지역 전문가 과정을 다녀왔다. 삼성이 IMF 구제금융 체제 하에서도 중단하지 않고 20년 넘게 운영해온 이 제도는 해외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삼성의 해외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은 지난 24년간 직원 체재비와 기타 경비를 포함해 1조 이상을 지역 전문가 프로그램에 투입했다. GE의 경우는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재의 육성이며 그 중에서 리더십의 양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크로톤빌에서는 매년 약 1만명의 GE 직원들이 리더십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데, 약 10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크로톤빌은 미국 최초의 기업 사내대학으로 출발하여 기틀을 다진 곳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개발하고 GE의 변화를 이끄는 주요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과 GE는 왜 많은 시간과 돈을 인재양성에 투자할까? 그것은 현대 기업들의 경영활동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인재양성이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것이 현장에서 증명되고 있기에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의 유치와 양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재경영은 [선발, 배치, 육성, 유지] 4가지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 인재육성의 과정인 HRD는 OJT(현장직무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져 한다. 능력개발의 많은 부분이 일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HRD의 전략에 대해 엄준하 한국HRD 협회 회장은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탁월한 조직의 첫 번째 조건은 조직원들의 미션과 비전의 공유이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교육훈련과 인사관리를 훌륭하게 한다고 해도 조직의 풍토나 문화가 조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잠재능력과 창의적 아이디어 등을 마음껏 쏟아낼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면 인적자원의 가치가 무의미하며 경영성과를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다. HRD를 경영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3가지는 첫째로 현재의 경영성과와 미래의 계획에서 부족한 개개인의 역량개발을 위해 인적,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개인개발 전략과 둘째는 경영미션과 비전에 맞춘 경력개발과 인사관리제도를 통해 조직원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는 경력개발 전략이 있다. 셋째는 조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자원 즉, 능력과 아이디어를 마음껏 쏟아 부을 수 있는 문화 풍토적 차원으로 접근하는 조직개발 전략이 있다.”
높고 원대한 꿈과 미래를 가진 기업이 될 것인가? 아니면 바닥을 헤매는 기업이 될 것인가? 그것은 오직 직원의 성장에 달려 있다. 직원이 성장한 만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즉, 미래의 크기는 직원이 가진 역량의 합과 동일하다. 직원들이 일을 통해 성장하는 방법으로는 학습, 프로젝트, 피드백 3가지를 들 수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학습을 통해 개인이 성장하는 4가지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사람을 통한 배움이다. 《논어》를 보면 ‘3인행(三人行)이면 필유아사(必有我師)’란 말씀이 나온다. 사람 사이에 스승으로 따르고 배울 만한 벗이 분명 있다는 말이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가장 빨리 배우고 성장할 수 있기에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좋은 스승을 만나고, 좋은 상사나 선배, 동료 심지어 후배를 통해 그들이 가진 지식과 정보, 경험을 습득하는 일이 중요하다. 나이는 어리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 헌신한 10대에게서도 배워야 한다. 예를 들면, 1센트에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옴미터를 개발한 잭 안드라카나 시각장애인을 위해 250불짜리 점자 프린트를 만든 슈밤 배너지에게서는 기업가 정신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롤모델을 통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들에게서 정신, 태도, 지식, 정보, 리더십 등의 노하우와 경험을 배워야 할 것이다.
둘째 책을 통한 배움이다.
우리는 복잡하고 변화가 심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고 하는 편이 맞는 표현일지 모른다. 우리가 살면서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세상은 지극히 좁고 엷기에 탁월한 구루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어 주는 책을 통해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서 오는 리스크를 헷징(Hedging)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비즈니스라는 전쟁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한가지 포기하는 것과 동일하다. 전쟁터에서는 좋은 무기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주요한 요인이다. 가능하면 책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갖기 위해 수직과 수평독서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경제, 경영서만 읽게 될 때 발생하게 되는 부족한 부분은 문/사/철과 같은 인문 서적을 통해 보완을 하는 것이 거시와 미시 세계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두 권의 책을 추천한다면 피터 드러커 선생님의 책으로 간디서원에서 나온 ‘성과를 향한 도전'과 한경에서 나온 '미래를 이루어 가는 기업가 정신'을 추천한다. 최근에 나온 서적 중에는 북스톤의 '위기를 경영하라'와 갈매나무의 '완벽한 서비스는 어떻게 탄생되는가'를 추천한다.
셋째 신문, 잡지, 논문, 다양한 아티클을 통한 배움이다. 비즈니스 세계는 영원한 강자도 없고 영원한 약자도 없다. 현 시점에서 최고로 혁신한 기업만이 생존 하는 것이 비즈니스 현장이다. 비즈니스의 전략과 전술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기에 세상의 변화를 잘 알아야 한다. 워렌 버핏은 신문을 통해 효과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세상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다양한 온라인 매체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종이로 된 신문 읽기를 권한다. 신문을 수십년 정독하다 보면 세상의 변화도 예측할 수 있고, 세상을 보는 통찰력도 생긴다. 80년대 중반부터 필름없는 카메라에 대한 기사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는데 96년에 현실이 된 것을 보았다. 또한, 어제 신문에 'IBM의 디자인 속도 경쟁, 시장조사 후 제품 만들던 시대는 끝났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것은 기존에 진행하던 시장조사 후에 제품 디자인을 하던 것을 디자인 싱킹이라는 방법을 통해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직접 제작한다는 느낌으로 제품을 개발한다는 개념인데 디자인 싱킹이나 디자인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도 이러한 아티클을 통해 알 수 있고, 이 기사를 통해 방법을 강구하면 다른 경쟁자보다 조금 더 빨리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할진대 어떻데 신문이나 아티클을 읽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마지막으로 BP(Best Practice)를 가진 조직, 최고의 생산성을 내는 조직을 통한 배움이다.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애플을 경쟁자로 생각한다고 한다.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산업이 아닌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한다는 관점에서 혁신의 경쟁자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경쟁자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자기 분야가 아니더라도 최고의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가진 집단을 경쟁자로 생각할 때 개인이나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벤치마킹이나 역분해 방법인 RE(Reverse Engineering)이라는 방법을 알고 있다. 좋은 곳이 있으면 가서 직접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랜드서비스는 배울 곳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를 했다.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서비스 마스터, 서비스의 본질은 도쿄 디즈니랜드, 도구개발은 P&G를 RE하고 있고, 실제로 일본의 텟세이사를 여러 번 방문해 그들의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프로젝트를 통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비즈니스는 본 것, 경험한 것만큼 알 수 있기에 말보다는 직접 가서 보고 느끼고 그 다음에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곳에 참석할 수는 없기에 필요한 포럼이나 컨퍼런스에도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족하거나 모르는 것은 배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인정하면 된다.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과 조직이 무한히 많다. 내가 어떻게 배움의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성장의 방법과 속도가 달라진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의 비율은 3% 정도라고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목표를 종이에 기록하고 실천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제 각자 개인과 조직의 5년 10년 20년 뒤의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하자. 그리고 멋지게 출발해서 미래를 우리 것으로 만들자.
글. 이인석 대표 (이랜드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