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22.3%... 온라인에서 만난 회원 '친구'로 생각
'당근'으로 무료 나눔, 일 년 새 5배 증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장면 중, 이웃집과 서로 반찬을 나눠주는 장면이 나온다. 기성세대에게는 '이웃'과의 활발한 왕래와 소통으로 동네 안에서 나누는 '정(情)' 문화가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활성화되면서 드라마 장면에서처럼 이웃집과 활발한 교류를 찾기 드물다. 기술은 발전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에서 주변 이웃과 '연결'될 일이 줄어드는 현 세대에서, 한 기업이 '연결'에 가치를 두고 집중하게 된다. 바로 당근마켓이다.
중고거래 모바일 쇼핑 앱 당근마켓은 현재 쿠팡 다음으로 쇼핑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할 만큼 가장 활성화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쇼핑앱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상품이 많아야 하고, 거래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그 너머에 있는 기업의 '가치'에 집중했다. '거래'를 늘리는데 급급해 하지 않고, 동네 이웃 간에 '연결'을 기업의 가치로 삼아 기본에 집중했다.

'최대 반경 6km'라는 원칙을 세운 당근마켓 공동 창업자 김재현, 김용현 공동대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고려해 전국을 6500개 구역으로 쪼개어 연결될 수 있는 반경을 정리했다. 가까운 동네에 있는 사람과 연결되어 접근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이었다. 두 대표가 꿈꾸는 가치는 동네 사람들이 연결됨으로 '신뢰'와 '평판'이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근마켓의 가치는 MZ 세대와의 특성과 잘 맞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Z세대는 22.3%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회원을 '친구'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세대들에 비해 온라인, 모바일에서 게임을 즐기거나, 특정 유튜버, 채널을 함께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친근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MZ 세대는 이처럼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인간관계에 익숙하며 자연스럽다. 온라인을 통해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만나지 않아도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그들과 당근마켓의 '연결'을 목표로 한 플랫폼이 만나며 시너지를 이루어 낸 것이다.

3명 중 1명은 한 달에 한 번은 판매 혹은 구매하고 있다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자료에 의해 발견 된 MZ 세대의 모습이 있었다. '돈을 받고 판다'는 개념보다 '필요한 걸 나눈다'는 개념이 강했다. '자본주의 키즈'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커뮤니티 안에서의 그들은 다른 모습이었다. 당근 마켓 관계자는 '무료 나눔은 지난 한 해 210만 건을 넘으며 전 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고 이야기했다. 알뜰하게 정리하기 위함이 주 목적이 아닌, 나눔이 목적임을 볼 때, MZ 세대의 '정(情)' 문화는 DT화 되고 있음이 보여졌다.